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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AS까지 中企 R&D 사업화 함께 이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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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인터뷰
임기 2년차, 中企 도산 막는 게 목표
품질보증부터 수익날 때까지 책임
기획부터 수요자인 대기업과 연결
임기내 50% 이상 융복합 과제 시행
혁신적 기술개발 '알키미스트' 총력
코로나에 '언택트 평가 시스템' 도입
시스템반도체 거점, 중국에 마련할 것

"기획부터 AS까지 中企 R&D 사업화 함께 이어달린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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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강희종 경제부장, 정리=문채석 기자]"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개발(R&D)이 'R&D를 위한 R&D'가 아니라 사업화로 이어지는 R&D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산기평)의 리더가 된 지 1년이 된 정양호 원장은 지난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R&D 사업화 이어달리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소위 '돈 되는' R&D 과제를 발굴하는 본분을 다하는 것은 물론 기술 품질 보증, 자금 조달, 기업공개(IPO) 등의 전반적인 과정을 도와 유망 중소기업의 도산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R&D 사업화 이어달리기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 사업으로 개발된 원천 기술을 산업부가 이어받아 실질적인 사업화를 이루는 것과 함께 산기평과 관계 기관(조달청·신용보증기금 등) 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R&D 지원 과제가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R&D 지원 시스템을 말한다. 정 원장은 2조원의 정부 예산을 집행해 미래차, 수소경제 등 부문에서 융·복합 R&D 기획 과제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품질 보증·금융 지원·IPO까지 책임= 정 원장은 부임 1년간을 돌아보며 소위 '혁신 성장'을 주도하는 씨앗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R&D 프로젝트를 하려는 중소기업 등이 도산하지 않도록 돕는 게 2년 차 정 원장의 목표다. 올해 'R&D 기술 평가-품질 향상-자금 조달-판로 개척-금융 지원-IPO' 등에 걸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에게 '과제 관리자가 아니라 과제 수행을 돕는 조력자, 촉진자(facilitator)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해왔다. 제출된 과제를 점검해 합격, 불합격을 찍어내는 수동적인 역할을 넘어 과제를 낸 기업이 사업화에 성공해 제대로 돈을 벌 때까지 'AS'를 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정 원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실리콘밸리엔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금을 조달해 시장에 상품화할 때까지의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R&D 과제의 수요 기업인 대기업들이 핵심 부품ㆍ소재를 값싼 외산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워진 만큼 기술력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을 짝지어주는 게 중요한데, 산기평이 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R&D 아이템이 아무리 뛰어나도 라인당 300억~400억원의 설비투자를 해야 해 난감해하는데, 산기평이 제품 품질 신뢰성 평가를 해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대기업이 연구비를 내지 않아도 연구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참여 기회를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정 원장은 "그동안 중소기업이 R&D를 해도 판로 확보와 사업화까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데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었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요자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매칭을 해줄 것"이라며 "산업부가 수행하는 R&D는 '사업화를 위한 R&D'이기 때문에 R&D가 끝난 뒤에도 품질 제고, 자금 조달, 판로 개척 등에 관한 기업 애로를 해결해주기 위해 조달청,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등과 함께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임기 내 50% 이상 융·복합 과제 추진= 정 원장은 임기 내 3년간 수행할 과제의 50% 이상을 융·복합 기획 과제로 시행하겠다고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래차, 수소경제 등 성장 동력(모멘텀)이 큰 업종의 R&D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산기평 내에 R&D전략기획단을 꾸렸다. 올해 정부가 24조원, 산업부는 4조원, 산기평은 2조원을 각각 쓰는 R&D 예산을 고부가가치 사업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민간을 포함한 한국의 R&D 투자는 약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민간 75조원-정부 25조원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건이다. '개방·속도·융합'이란 키워드 아래 부처 간, 정부와 민간 간의 협업은 필수적이며 특히 미래차와 수소경제 부문에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과제 내용이 융·복합이라고 해서 안정적인 R&D만을 강요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선진국보다 주도적으로 R&D를 이끌기 위해 산업 난제에 도전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수행에 역량을 쏟는다. 이는 성공을 담보로 하는 기존 R&D의 틀에서 벗어나 파괴적 잠재력이 있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업부는 올해 11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 원장은 "예를 들어 미세먼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해결을 위한 R&D엔 빅데이터, 바이오, 의료기기 등이 복합적으로 투입돼야 하는데 각자의 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목적으로 활용하는 뼈대(framework)를 만드는 게 산기평의 역할"이라며 "비록 연금술사(alchemist)가 철로 금을 만들지는 못했어도 그 과정에서 황산과 질산이 개발된 것처럼 특정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키워나가는 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수소 산업 등에서 산업과 에너지 간 융ㆍ복합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ㆍ에기평)과 통합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달 13일 산업부는 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정 원장은 20대 국회 회기에 안이 통과되긴 어렵지만 21대 회기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원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예를 들어 수소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한 탱크와 필요한 재질을 만드는 것은 산업의 역할"이라며 "기관 간의 거버넌스를 통합해 운영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부분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상황상 (20대 회기 내에 통합을) 못 한 부분은 아쉽지만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가야 할 부분으로 본다"며 "21대 회기에서 다시 정부가 제안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택트 평가 도입…중국에 추가 거점 사무소 개설= 정 원장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이달 산업 기술 R&D 온라인 전자 평가를 도입했다. 상반기 예산 지원이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등의 계속 과제, 수행 기관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없는 단독 응모 과제 등에 온라인 시스템을 우선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산기평은 2월 말에 신규 과제 접수를 끝내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장이 생겨 산업부와 협의해 2주가량 신청 기간을 늘렸다. 코로나19로 꼭 필요한 협의를 못 하게 됐으니 접수 기한을 늘려달라는 신청 주체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산기평 내 산업기술지식정보단 중심으로 기획·평가·관리·과제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과기정통부 등과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과제를 기획하려 한다. 정 원장은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면 항체가 생기듯 코로나19가 R&D 시스템에 침투하면서 '언택트 시스템'이란 디지털 항체가 만들어진 셈"이라며 "과거엔 선진국보다 처진 기술을 따라잡는 데 역량을 투입했다면 이젠 무엇을 개발해야 다른 나라가 못 따라올지를 포착하는 '노왓(knowwhat)'이 중요해진 만큼 그 과정을 평가하기 위한 체계를 필요했는데,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온라인 평가 체계 구축 속도를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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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은 시스템반도체 해외 거점 구축에도 신경 쓰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기평은 2012년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인 한중시스템IC협력연구원을 통해 국내 팹리스 기업과 중국 수요 기업 간 기술 교류 및 협업을 지원해왔다. 정 원장은 "중소기업 단독으로 관시(인맥)의 벽을 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관련 기관의 추천이 필요한 게 현실"이라며 "올해 중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추가 거점 사무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부터 AS까지 中企 R&D 사업화 함께 이어달린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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