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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소외이웃 위해 쌀 300포씩 보낸 얼굴 없는 천사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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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얼굴 없는 천사 16일 새벽 20kg 포장쌀 300포대 보내...2011년부터 남몰래 선행 10년째... 총 3000포, 600톤, 싯가 1억8000여 만 원에 이르는 금액

10년째 소외이웃 위해 쌀 300포씩 보낸 얼굴 없는 천사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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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2011년 20kg 쌀 300포, 2012년 20kg 쌀 300포, 2013년 20kg 쌀 300포, 2014년 20kg 쌀 300포, 2015년 20kg 쌀 300포, 2016년 20kg 쌀 300포, 2017년 20kg 쌀 300포, 2018년 20kg 쌀 300포, 2019년 20kg 쌀 300포. 그리고 2020년 20kg 쌀 300포.


얼굴 없는 천사가 2020년 경자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대를 보냈다. 2011년부터 10년째로 지금까지 총 3000포, 쌀 무게 600톤, 싯가 1억8000여 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올해에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16일 아침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다였다.


‘올해는 혹시나…’ 하며 천사가 정체를 드러낼까 기대하던 주민들은 아쉬움 반, 미소 반이다. 얼굴 없는 천사의 쌀 나눔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니만큼 천사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작은 단서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나눔을 하는 천사의 ‘한결같음’에 월곡동 주민들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다. 한 두 해의 이벤트로 예상했던 주민센터 직원들도 10년 동안 천사의 미담(米談)이 이어지자 감동을 넘어 자랑스러워하는 눈치다.


월곡2동 주민센터의 한 직원은 “천사가 쌀을 보내는 날이면 새벽에 출근해 20kg 포장쌀 300포를 나르는 대전쟁을 치른다”면서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든든하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짓게 되는 즐거운 고생”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16일 새벽에도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서 주민,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이 100여 명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은 쌀을 이고 진 이웃에게 덕담과 응원을 주고받으며 잔치 분위기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소문을 듣고 손을 거들겠다며 일부러 찾아오는 주민도 있다.


얼굴 없는 천사를 따라 나눔을 실천하는 주민도 늘었다.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쌀과 금일봉은 물론 맞춤형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기도 한다. 인근 동아에코빌 아파트 주민은 주민 스스로 운영하는 공방을 통해 어르신 맞춤형 생활소품을 만들어 드리고 있다. 좁은 집에서 활용도가 높은 소형 소반, 싱크대용 발받침 등이 인기가 높다.


지역 어르신들도 뭉쳤다. 구립 상월곡실버센터 이용 어르신 100명은 1인 당 1만원씩 마음을 모아 성금 100만원을 보탰다. ‘100인 어르신 1만원 나눔’에 참여한 한 어르신(76, 월곡2동)은 “동네 독거노인 대부분이 천사가 보낸 쌀을 받는다”면서 “마을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고령자로서 천사처럼 작은 행복이라도 나누기 위해 지역 노인 100명이 1만원씩 모으기에 참여했다”고 했다.


10년째 소외이웃 위해 쌀 300포씩 보낸 얼굴 없는 천사 누구?

이날 쌀나눔 현장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기도 했다. 이숙영 할머니(93, 월곡2동)로 4년 전 월곡2동으로 이사 온 후 매년 천사의 쌀을 받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일부러 새벽길을 나섰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감사의 마음을 언제 또 전하게 될지 몰라 천사가 쌀을 보낸다는 날에 일부러 주민센터를 찾았다”면서 “천사 덕분에 매 해 설명절에 마음 든든하게 보내고 있어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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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종종 현장에서 만난 소외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이 견디기 힘들다며 호소할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길 뿐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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