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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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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서울 송파구 올림픽조각공원 내 소마미술관 제2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의 은빛 조각상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핏 비너스 같은 고대 그리스의 여신이 연상된다. 높이 180㎝짜리 박찬걸 작가의 '슬라이스 이미지-샘'(사진)이다. 1m 정도 높이의 단 위에 올려져 있어 더욱 신비감을 준다. 올려다보는 관람객은 아랑곳없이 조각상이 도도하게 정면의 먼 곳을 바라본다.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각-조각' 전시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작품이다.


박찬걸은 겹겹이 쌓아 올린 얇은 스테인리스 스틸 판으로 인간의 형상을 만든다. 자기 작품에 '슬라이스 이미지'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박찬걸 '슬라이스 이미지-샘', 스테인리스 스틸, 56x42x18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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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문화유산인 올림픽조각공원을 모태로 건립됐다. 소마(SOMA)라는 이름은 '서울 올림픽 미술관(Seoul Olympic Museum of Art)'의 각 영문 첫 글자에서 땄다.


'조각-조각'은 작은 조각(Piece)이 모여 거대한 조각(Sculpture) 작품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 작가 열여섯 명의 실내외 작품 50여점을 소개한다. 올림픽조각공원을 재조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올림픽조각공원에는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대형 작품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번 '조각-조각' 전시를 위해 작가 여덟 명이 기존 작품에 대한 오마주(존경), 컬래버(협업), 하모니(조화)의 의미를 담아 올림픽조각공원에 새로 야외 작품 여덟 점을 설치했다.

'샘'은 박찬걸의 2014년 작품이다. 그는 이번에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이 묘사된 '슬라이스 이미지-페르세포네의 납치'를 새로 설치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조각가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1598~1680)의 작품을 오마주한 것이다. 베르니니가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 작품을 박찬걸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완성했다. 높이 300㎝로 베르니니의 원작과 거의 동일한 크기다. 박찬걸은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에 입상했고 2000년 단원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박찬걸 '슬라이스 이미지-페르세포네의 납치', 스테인리스 스틸, 136x117x300㎝, 2019 [사진= 소마미술관 제공]

'조각-조각' 전시에서는 박찬걸처럼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조각 작품과 만날 수 있다. 높이 180㎝의 '샘'이 작다고 느껴질 만큼 대형 작품들로 주를 이룬다. 2관 2전시실 중앙을 차지하는 김병호 작가의 '수평정원의 그림자'의 길이는 8m가 넘는다.


민정수 작가의 '덩어리'는 기괴한 느낌을 준다. 방처럼 꾸며진 별도의 공간에 작품이 전시됐다. 입구에는 15세 미만의 경우 부모 동의 아래 입장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민정수는 인형의 팔과 다리가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는 기이한 작품을 선보인다. 몸이 녹아내리고 수십 개의 발목과 손목, 발가락과 손가락만 남아 뒤엉킨 작품은 오싹한 느낌도 준다. 수십 개 인형의 팔과 다리는 덩어리져 방 안의 액자, 의자, 시계 등을 뒤덮고 있다.·


심란해진 마음은 이길래의 작품 '노송도'에서 안정을 찾는다. 이길래는 동파이프와 동선으로 입체감이 느껴지는 소나무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하얀 벽에 밀착된 구릿빛 나뭇가지는 한 폭의 수묵화처럼 정갈한 느낌을 준다.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민정수 '덩어리', PVC인형·액자·의자·거울프레임, 가변크기, 2016~2019년 [사진= 소마미술관 제공]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이길래 '노송도', 동파이프·동선, 2019년 [사진= 소마미술관 제공]

디오라마(diorama·3는원의 실물 또는 축소 모형) 레고 전문 작가 김성완은 올림픽공원의 상징물인 평화의 광장을 레고로 만들었다. 그는 레고로 1m짜리 고양이 작품도 선보였다. 형형색색의 먹는 과자로 돼지를 형상화한 듯한 작품은 김은 작가가 제작한 것이다.


'조각-조각' 전시는 유료지만 1관 '안녕 푸' 전시를 관람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1관 '안녕 푸' 전시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다. 2017년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앤앨버트뮤지엄(V&A)에서 기획한 전시로 지금까지 '위니 더 푸(곰돌이 푸의 원제)'를 주제로 한 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곰돌이 푸 그리고 그의 친구들과 관련된 오리지널 드로잉 및 사진 등 23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은 외동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과 아들이 가장 좋아한 장난감인 커다란 곰인형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위니 더 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림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의 친구 어니스트 하워드 셰퍼드가 그렸다. 셰퍼드의 아들 역시 곰인형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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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은 22일부터 김수희 작가의 드로잉 설치 전시 '인투 드로잉(Into Drawing) 41-우리들을 위한 작업'을 개막한다. 김수희 작가는 지난해 소마미술관의 드로잉센터 공모에 당선돼 개인전 기회를 얻었다.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김성완 '평화의 문', 레고 브릭, 102.4x102.4x40㎝, 2017년 [사진= 소마미술관 제공]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김병호 '수평정원의 그림자', 알루미늄과 스테인레스에 분체도장, 190(h)x810x250㎝, 2019년

[갤러리산책] 조각(Piece)으로 완성한 거대 조각(Sculpture) 김은 '까까이즈 본(과자의 탄생)',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9년 [사진= 소마미술관 제공]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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