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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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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가혹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과 관련 있나
최소 15명 가혹 행위…일부 정신분열오고 극단적 선택
'화성 8차 사건' 범인 윤 씨, 현재 재심 준비 중

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1988년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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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과거 용의자 중 일부가 구타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사건 발생 당시 '고문 기술자'로 악명이 높던 이근안이 사건 발생 지역인 경기도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이근안이 용의자들을 가혹 행위 하는 등 이른바 '고문 수사' 방법을 일선 경찰관들에게 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경찰은 이근안이 이 사건에 투입됐는지 등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1991년 1월16일 발생한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당시 용의자로 몰렸던 박 모(47) 씨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잔혹한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자신을 수사하던 경찰관이 잠을 재우지 않았고, 지속해서 폭행하고, 나중엔 거꾸로 매달아 얼굴에 수건을 씌운 채 짬뽕 국물을 붓는 고문을 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강간치사로 들어가서 몇 년 살다 나오면 된다'는 회유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잠을 자고 싶었고, 그만 괴롭힘을 당하고 싶었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다 시인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이 사건은 범행수법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저지른 수법인 피해 여성의 속옷으로 피해자를 결박하는 등 범행과정, 수법 등이 비슷해 이 사건의 용의자가 저지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기도 했다.


관련해 이 사건은 이춘재가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본부는 지난 15일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가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비롯해 수원과 화성에서 각 1건, 청주에서 2건의 살인 사건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은 1991년 1월27일 청주시 흥덕구 가경택지개발 공사장에서 방직공장 직원이던 A양(당시 16세)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A 양은 1.5m 깊이로 매설된 콘크리트 하수관에서 속옷으로 양손이 뒤로 묶인 채 입이 틀어막혀 목이 졸려 숨져 있었다.


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화성 8차 사건' 범인 윤 모 씨, 경찰 수사로 허위 자백…재심 준비 중

경찰로부터 강압 수사를 받았다는 주장은 이 사건뿐만 아니다. '화성 8차 사건' 진범으로 지목,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한 뒤 가석방 된 윤 모 씨 역시 조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박 모(13) 양이 잠을 자다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을 말한다.


윤 씨는 지난 9일 채널A 인터뷰에서 "조사 끝난 다음에 진술서를 쓰라고 하더라. '이렇게 이렇게 쓰라'고 했다. 불러준 대로 썼고 (경찰이) 강제로 지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또 폭행 과정에 대해서는 "손바닥으로 때리고, 주먹으로 때리고, 쪼그려 뛰기를 시켰는데 (내가) 못하고 자빠지니 발로 걷어차고…."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씨는 조사받을 당시 경찰에게 폭행당한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을 폭행한 형사의 이름을 대기도 했다.


윤 씨는 박 씨와 마찬가지로 조사 과정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일 밤낮 잠을 안 재우고 안 한 일을 (했다고) 하라고 강압적으로 그러는데 사람이 3일간 잠을 못 자면 미친다"며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사가 조사 과정에서 '자백 안 하면 사형'이라는 거야. 자백하면 무기징역이나 20년으로 해줄 수 있다고 해. 나도 살고 봐야 할 거 아니야. 그래서 1심 땐 그렇게 갔는데 2심 때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라고도 말했다.


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수사대상자들을 불법 감금.고문한 혐의로 수감됐던 이근안이 2006년 11월7일 새벽 징역 7년의 형기를 마치고 경기도 여주교도소를 나와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잇따른 가혹 행위 이근안 개연성 의혹…최소 15명 강압 수사

이런 가운데 '고문 기술자'로 불리는 이근안이 1~8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경기경찰청(경기청, 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다 보니 강압 수사를 하던 경찰관 뒤에 이근안이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1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등에 따르면 이 씨는 고문 수사 등으로 특진을 거듭하고, 1985년 3월30일 자로 경기청으로 전입됐다.


그러다 이근안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소송 등으로, 이 씨는 1988년 12월31일 직위 해제 당하고 이듬해 3월3일 해임했다.


문제는 이근안이 경찰로 근무하던 시기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발생 시점(1~8차 사건 발생, 1986년 9월~1988년 9월)이 일치한다는 데 있다.


용의자들에 혹독한 가혹 행위를 한 경찰과 이근안의 개연성이 의심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2012년 12월14일 이근안씨가 서울 성동구의 한 식당에서 자서전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 중 공권력에 의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소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15명이다.


이를 검거기준을 날짜로 고문 내용과 함께 살펴보면 △1987년 5월 영장 없이 불법 구금, 허위 자백을 한 홍모(당시 43세)씨 △1987년 7월 경찰이 때릴 것 같아 허위 자백을 했다는 이모(당시 28세)씨 △1988년 5월, 1988년 10월, 각각 허위자백을 한 문모(당시 22세)씨, 유모(당시 19세)군.


△8차 사건인 1989년 7월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윤모(당시 22세) △1990년 12월 잠 재우지 않고 고문에 의한 자백 강요 윤모(당시 19세)씨.


△1991년 1월 허위자백 강요를 받은 박모(당시 30세) △1993년 7월 물 고문, 폭행 등 가혹행위에 의한 허위자백을 당했다고 주장한 김모(당시 41세/극단적 선택)씨 △1988년 1월 구타당하고 뇌사로 결국 사망한 명모(16세)군.


△1988년 12월 잠 재우지 않고 알몸으로 조사, 폭행을 당한 전모(당시 31세)씨, △1990년 11월 같은 폭행을 당한 강모(당시 19세)군.


△1990년 11월 이유 없이 수차례 연행 조사 이후 정신분열 증세 발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차모(당시 38세)씨 △1990년 12월, 같은해 12월 각각 폭행 및 강압수사를 당한 박모(당시 33세)씨, 김모(18세/정신분열 증세)군.


△1991년 4월 1991년 4월 폭행 및 가혹 행위를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장모(당시 33세)씨 등이 있다.


해당 정황은 본인 주장에 따른 것이지만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화성 8차 사건' 등 당시 경찰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가혹 행위와 이근안의 개연성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거꾸로 매달아 짬뽕 붓고 물 고문도…화성 수사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림자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영호 의원은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 "과거 용의자로 몰려 수사를 받은 사람 중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경찰의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화성 경찰서와 경기청이 주도했으니 이씨가 실제로 수사에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화성 현장 형사들에게 고문기술을 전수해줬을 가능성이 있으니 과거 수사팀과의 연결 고리도 조사해 봐야 한다"고 당시 수사 과정과 이근안의 연관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경찰은 이 씨의 근무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이자 화성사건 수사본부장은 "이 씨가 수사에 참여한 기록은 없고 당시 화성경찰서에서 근무했는지 여부는 인사 기록상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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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씨가 화성사건 수사에 투입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다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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