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익 제자리…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증가세 '반토막'

금감원, 2019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발표
금융지주사 10곳 상반기 순익 8.5조로 전년比 21.2% 증가…우리금융지주 편입 효과 제외하면 순익 증가폭 작년의 절반 수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은행들의 이익이 제자리걸음 하면서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당기순이익 증가폭이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KB, 신한, 농협, 우리, 하나, BNK, DGB, JB, 한투, 메리츠 등 전체 금융지주사 10곳은 연결당기순이익 8조56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조731억원) 보다 21.2%(1조4961억원) 늘었다.

이는 올초 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1조1797억원이 새로 포함된 것에 주로 기인하며 이를 제외하면 4.5%(3164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폭(10.2%)의 반토막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편입 효과를 제외하면 권역별로는 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29억원(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는 4590억원(35.1%), 보험은 922억원(18.6%) 증가했다. 여신전문회사 등은 481억원(-5%) 감소했다. 특히 은행이 자회사 권역별 이익 중 64.1% 비중을 차지해 은행의 이익 증가세 둔화가 전체 금융지주회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금융지주의 연결총자산은 6월말 기준 2587조원으로 전년말(2068조원) 대비 25.1%(519조원) 늘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자산 359조4000억원이 포함된 영향으로 이를 제외시 7.7%(159조6000억원) 증가했다.

6월말 금융지주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자본 비율은 각각 13.75%, 12.33%, 11.43%로 전년말 보다 각각 0.63%포인트, 0.67%포인트, 0.8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지주들이 경기불확실성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정리,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서며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6월말 전체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6%로 전년말(0.74%)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20.12%로 전년말(116.77%) 대비 3.35%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은 25.79%로 전년말(32.22%)과 비교해 6.43%포인트 내렸다. 이중레버리지비율도 117.9%로 전년말(122.86%) 보다 4.96%포인트 하락

6월말 전체 금융지주사 10곳의 소속회사 수는 237개, 점포 수는 8611개, 임직원 수는 15만2074명이다. 전년말 대비 각각 28개사, 1407개, 2만6521명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설립으로 우리금융지주 소속회사(24개), 점포(1,378개), 임직원(23,119명)이 신규 편입되고,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이 지속된 데에 기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들의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합병(M&A)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며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충분히 높고 자산건전성도 개선돼 금융지주회사들의 전반적 손실흡수 능력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국내 경기 부진 우려 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를 철저히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