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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알못 탈출기] 흑자도산은 어떻게 발생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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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알못 탈출기'는 증시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업정보인 '공시' 상에 나타나는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공알못 탈출기] 흑자도산은 어떻게 발생하는걸까? (일러스트=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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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기업 공시를 살펴보다 보면 매출이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 지표가 모두 좋은데도 도산하는 기업들이 간혹 나오곤 합니다. 이것을 보통 '흑자도산(Insolvency by paper profits)'이라고 부르죠. 아예 원래부터 경영성과 지표들이 안좋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투자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이렇게 흑자도산하는 기업들은 투자자 피해가 커지곤 합니다.


국내에서 이 흑자도산 사례로 가장 유명한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08년 최종부도 처리됐던 '우영'이란 회사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LCD 부품을 납품하던 우영은 부도가 발생하기 직전해인 2007년 3분기까지만해도 매출 2622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하던 탄탄한 흑자기업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2008년 3월에 91억원에 달하는 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는 공시와 함께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설비투자 등에 자금을 많이 쓴 상황에서 납품물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유동부채가 1713억원까지 치솟은게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죠.


이처럼 실적은 참 좋았는데 유동성 위기로 무너지는 경우 외에도 흑자도산하는 기업들의 사연은 갖가지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아베노믹스 이후 경기가 되살아났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들 중에 흑자도산한 기업이 지난해 300여곳에 이를 정도로 많았는데, 주된 이유가 구인난이었습니다. 일본 청년들의 구직 선호도가 대기업이나 공기업,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나뉘면서 중소기업 구직자수가 급감한 것이 원인이었죠. 이외에 과거 키코(KIKO) 상품 피해기업들처럼 금융상품 투자 피해로 일부 흑자도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대내외적 경기악화 상황에서 이런 흑자도산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서 단기적으로 사업실적이 좋아질 것이라 판단하거나, 새로운 블루오션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계획을 세워놨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불황이 발생할 때 복합적 요인에 따라 발생합니다.


기업이 앞서 납품 실적이 있었는데 만기에 받아야 할 어음을 거래처에서 못 주게 되거나, 대여금으로 계열사에 빌려준 돈을 만기에 못 받게 되거나, 지분 투자를 했던 유가증권이 주식시장 폭락으로 큰 손실이 발생하는 등 자금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오면서 부도가 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이 경우, 당좌자산이나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은 모두 높게 나와있다 해도 도산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이로인해 각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당좌자산이나 재고자산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을 잘 확인해야합니다. 일반적인 공시상 재무제표는 현재 기업 손에 쥐어진 현금과는 별개로 수익과 비용이 발생된 시점의 손익을 인식해 작성하는 '발생주의'에 근거해 작성하기 때문에 흑자도산 위험성을 알기 힘들기 때문이죠.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현재 현금가용능력을 표시해주기 때문에 순이익과 현금흐름간 격차가 심하다면 해당기업의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 등 유동성 문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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