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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각지대, 흔들리는 상아탑]<상>캠퍼스 내 성추행, 상담할 곳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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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대학 상담센터

서울 4년제 대학 42곳 중 별도 센터 17곳뿐
진로·일반센터서 성문제 상담
11곳은 센터 홈페이지도 없어
전문상담사 절반 이상 '계약직'


[성범죄 사각지대, 흔들리는 상아탑]<상>캠퍼스 내 성추행, 상담할 곳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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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투(Me too)' '위드유(With you)'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성범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전 세계를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성범죄는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대학은 여전히 성범죄 사각지대로 분류된다. 학교 외부로 문제가 드러나길 원치 않는 특유의 폐쇄적 문화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내에 설치된 상담센터 등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3회에 걸쳐 대학 내 성범죄 관련 상담센터의 운영 실태와 익명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피해 학생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찾아본다.<편집자주>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경찰이 적발한 강제추행 범죄자는 총 1만601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만 19~30세 범죄자는 3520명(22.0%)이다. 한창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대학을 갓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청년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대학들의 성범죄 관련 인식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교내 성범죄를 일선에서 다루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전담 대학상담센터의 부재와 상담원들의 열악한 환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전문성을 갖고 다뤄야 할 성 관련 문제가 일반 진학상담과 동일선상에서 다뤄지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했다.


13일 아시아경제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42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성범죄와 관련한 전담기구를 독립적으로 두고 있는 대학은 17곳(40.5%)에 불과했다. 일반 상담업무와 포괄해 다루는 대학이 13곳(30.9%), 일반상담센터 내 별도 부서에서 담당하는 대학은 12곳(28.5%)이었다. 서울 대학 10곳 중 6곳이 성범죄 상담 및 처리 업무를 진로, 진학, 대인관계 등을 다루는 일반상담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전담기구 설치와 관계없이 전문 상담사가 아닌 일반 상담사가 성범죄 사안을 다루는 곳도 13곳으로 조사됐다. 실제 A대학의 경우 인력개발팀 직원 2명이 취ㆍ창업지도, 진로상담 등과 함께 성범죄 문제 처리를 담당했다. B대학의 경우 학생상담소에서 심리검사, 진로상담 등을 겸하는 상담연구원 한 명이 성범죄 관련 업무까지 맡았다. 성범죄는 향후 2차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관련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범죄 사각지대, 흔들리는 상아탑]<상>캠퍼스 내 성추행, 상담할 곳 어디에



상담센터 접근성도 큰 문제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직접 방문뿐 아니라 온라인 등을 통한 상담 체계가 구축돼 있어야 함에도 11개 대학은 홈페이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9개 대학은 홈페이지는 있지만 대학 대표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등 접근성이 떨어졌다. 홈페이지에 상담원 정보, 신고접수 이후 처리절차 등이 안내돼 있지 않은 경우도 확인됐다.


상담센터의 환경도 열악하기 그지없다.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가 지난달 실시한 '대학 성평등 기구설치와 운영실태 기초조사'에 따르면 전국 59개 대학에서 성평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는 총 100명으로 집계됐다. 대학당 약 1.8명꼴이다. 1명이 대학 전체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도 약 46%에 달했다. 대학 규모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적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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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들의 신분도 안정적이지 않다. 전문 상담 업무를 하려면 장기간 훈련을 거치거나 석사학위 이상의 자격이 요구된다. 그러나 상담원 가운데 52명은 계약직이었다. 재직대학 평균 근무기간도 4.6년에 불과했다.


대학이 성범죄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학내 성범죄 근절은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노정민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 대표(고려대 양성평등센터 전문상담사)는 "사회적 변화로 인해 피해자들이 숨지 않고 대자보나 학내 상담기관을 통해 알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그만큼 학교 기구에 대한 구성원들의 요구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상담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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