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제왕적'이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대법원장의 권한 분산과 축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수 후보자는 12~1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마침 전국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가 11일 오전 3차 회의를 여는데 여기에서 나온 목소리가 사실상 김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사법개혁 메시지로 주목된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촉발된 법관회의는 지난 6월과 7월 잇따라 열린 회의에서 진상 규명과 추가조사 요구, 대책 마련 등을 포함해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문제 제기가 주를 이뤘다. 이후 새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레 논의의 초점은 사법개혁 의제로 옮겨 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3차 회의에서는 사법제도 개선 방안, 판사회의 상설화 방안, 개헌 관련 의안, 사법행정 관련 기록물 관리 방안 등 4가지 안건이 다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 법관 인사 문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 폐지와 지방ㆍ고등법원 이원화 방안, 사법행정권 남용방지를 포함한 법원행정처 개혁, 지역법관제와 법관 전보인사 등이 집중 논의된다.
고법 부장판사는 행정부처 차관급으로 전용차량 지급, 근무평정 대상 제외, 명예퇴직 대상 제외(65세 정년 보장) 등의 혜택을 받아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자리다. 그러나 자리가 한정된 탓에 이 같은 인사제도가 존속되는 한 대법원장의 막강한 권한을 기반으로 한 '법관 줄 세우기' 관행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13명에 대한 임명 제청 권한과 헌법재판관 3명,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3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3명 등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한다. 또한 법관과 법원공무원 임명권과 승진ㆍ전보와 판사 재임용 여부의 권한도 갖는다. 판사 숫자는 3000여명, 법원공무원은 1만5000여명에 이른다. 대법원장은 법원 조직의 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를 통해 사법행정의 최종 결정 권한도 갖는다.
특히 이 같은 승진 제도로 판사들이 승진이나 보직 배치 권한을 가진 상급자에게 목을 매는 현상이 발생해 재판 독립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 후보자가 개혁성향이 뚜렷한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을 했고, 두 단체에서 꾸준히 인사제도 개편 등을 통한 사법개혁을 주장한 만큼 이튿날부터 열릴 인사청문회에서 법관회의 논의 내용에 대한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도 주목된다. 12일부터 인사청문회에서도 역시 관련 사안이 집중 부각될 전망이어서 법관회의가 사실상 사전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