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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강타로 美 정유·화학공장 마비…국내업계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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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 美 텍사스주 강타
텍사스에 美 최대 원유 생산·정유단지 몰려 있어
정제마진 빠르게 상승 중…배럴당 10달러 돌파


'하비' 강타로 美 정유·화학공장 마비…국내업계 '반사이익'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한 미국 텍사스주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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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허리케인 '하비'로 미국 최대 정유·화학시설 단지가 있는 텍사스주가 큰 피해를 입으면서 국내업계가 뜻밖의 수혜를 입게 됐다. 공장 가동 중단이 글로벌 정유 수급에 영향을 주면서 정제마진이 폭등하고 있어서다. 원유와 석유제품가격 간 차이를 뜻하는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지표 중 하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대규모 정제설비들이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일제히 가동을 멈추면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업계 비수기임에도 연중 최고치인 10달러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제마진도 크게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멕시코만은 미국 최대 원유 생산·정유단지로 꼽힌다. 텍사스주의 정제설비 규모는 약 489만배럴로 미국 전체 정제설비의 25.8%, 글로벌 정제설비 규모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외신은 '하비' 영향으로 텍사스 정제시설의 85%가 직간접적 생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더 커지고 있다. 현재 가동중단된 정제설비는 엑손모빌(56만배럴), 아람코(60만배럴), 플린트힐스리소스, 시트코 등 총 256만배럴 규모로 텍스사 정제설비 규모의 52.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미국 전체 정제설비 규모인 1896만배럴의 13.5%에 해당하는 규모다.


화학공장의 피해 여파는 더 크다. 현재 텍사스주 내에 있는 에틸렌(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시설 중 1140만t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미국 전체 에틸렌 생산규모의 50%에 육박한다. 연내 ECC(에탄분해설비) 신규가동에 나서기로 한 다우케미칼, 쉐브론, 엑슨모빌 등도 생산 개시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에틸렌 생산설비 외에 이를 원료로 만드는 다른 화학제품 생산시설 역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례로 텍사스주 휴스턴 북동쪽에 위치한 프랑스 화학기업 '아케마'의 유기 과산화물 공장은 '하비'로 인해 전력기기가 망가지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미국의 석유·화학제품 생산 차질은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 석유화학기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부족에 따른 타이트한 수급은 재고감소와 정제마진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제설비가 침수, 훼손됐다면 복구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그동안 아시아 업체들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비'로 인해 텍사스 항만이 가동을 멈추면서 아시아 LPG(액화석유가스)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LPG의 90%는 텍사스 항만(멕시코만)에서 출발한다. 스팟물량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전체 LPG 수입물량의 절반을 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량이 줄어드면서 국내 LPG업계는 추가 가격 조정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는 LPG 사용자가 주로 자영업자와 서민이라는 점 때문에 그간 인상을 자제해오다 유가 인상 영향에 따라 지난 1일 LPG 공급가격(프로판·부탄)을 ㎏당 각각 49원 인상한 바 있다. LPG 공급가격 인상은 6개월 만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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