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에 이어 피자헛도 매각...미국 대표 브랜드의 몰락
시장 흐름 변화, 국내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 원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한국 피자헛은 미국 염(Yum!) 브랜드가 보유한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고 2일 밝혔다. 1985년 이태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한때 국내 외식시장을 석권했던 한국피자헛이었지만 30년 만에 염은 손을 들고 떠난 것이다.
피자헛을 인수한 것은 국내 투자사 케이에이치아이가 설립한 오차드원이다. 오차드원은 피자헛 인수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피자헛은 그동안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 악화였다. 지난해 피자헛의 영업손실은 200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헛 외에도 올해 초에는 KFC 역시 매각됐다. KFC는 2014년 CVC캐피탈에 인수됐지만, 실적 부진 등을 거치면서 올해 초 KG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맥도날드도 매각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맥도날드 측은 "지난해 파트너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타진 과정도 있었지만 딱 맞는 곳을 찾지 못해 홀딩 된 상태"라면서 "현재로서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가 국내에서 고전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꼽는다. 경쟁자가 없거나 시장 자체가 미성숙한 단계에서는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외식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그동안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외식업체의 성장세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경우 신메뉴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안간힘을 다한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분기마다 신메뉴를 선보였다면 이제는 분기 단위는 기본으로 하고, 추가로 2차례 정도 이벤트 형으로 신메뉴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외식산업의 경우 고객들의 선호와 유행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이다 보니,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도태될 위험에 놓인다"면서 "국내 토종 브랜드들의 경우 좀 더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차드원 역시 피자헛이 나아갈 방향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피자헛 측은 이번 100% 지분 매각과 관련해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외식사업 시장에서 보다 유연한 조직구조와 단순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갖춰,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차드원은 향후 경영방침과 관련해 "한국 피자헛의 성장전략을 유지하며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 개발과 가맹점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매장 증대 및 채널 다양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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