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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휴가 용도에 맞게 써라'…아시아나항공 사내공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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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생리휴가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사용되는 사례가 있다며 이를 사내 공지글로 띄워 논란이 되고 있다.


제도 오남용으로 낭비되는 여성근로자 운영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지만, 구조조정 이후 인력 부족으로 업무강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나친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특정기념일이나, 선호하지 않는 노선의 비행, 오프나 연차신청일이나 또는 그와 연결해 생리휴가를 신청하는 것은 생리휴가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라며 목적에 맞게 사용해달라'고 권고했다.


연차를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생리휴가를 신청하거나 휴무일 앞뒤로 연결해서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생리현상이 없는 여성근로자는 생리휴가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문구가 논란이 키우자 해당 문구를 삭제한 공지를 재게시하기도 했다.

이번 사내 공지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은 "생리휴가가 본래 목적과 어긋나게 사용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바로잡으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생리휴가 본연의 목적에 맞는 않은 사유의 경우 회사에서 부여하는 다른 형태의 휴가를 사용하도록 한 공지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직원들은 '정당한 청구에도 특별한 사유 설명없이 거부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이번 공지글로 생리휴가를 사용하는데 더 눈치가 보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객실승무원 A씨는 "모성보호라는 취지에 따라 배란통이 있거나, 생리 패턴이 불규칙하거나, 월 2회이상 생리를 하는 등 개개인 상황에 따라 몸이 불편할 때 언제든지 쉴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 준 것이 생리휴가 제도인데, 사측은 몇가지 혐의와 오해를 모든 여성근로자에게 적용해 생리휴가가 정말 필요한 여직원들 조차 생리휴가를 편하게 사용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조조정 이후 인력 운영이 타이트해지고 업무강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불가피한 갈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5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신규 채용 인원을 줄이고, 항공기 탑승 승무원 인원을 전 노선에서 1~2명씩 감축 운영해왔다. 이에 따라 객실승무원들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근무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불만이 이어져 왔다.


아시아나항공 한 여직원은 '퀵턴(해당 도시에 체류하지 않고 타고 간 항공기로 바로 돌아오는 비행) 근무로 주 6일을 일하는 강도높은 근무패턴이 늘고 있는데 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애초에 인력을 여유있게 배치했으면 회사가 생리휴가를 사용하는 것까지 간섭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생리휴가 용도에 맞게 써라'…아시아나항공 사내공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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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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