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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포비아②]'더 비쌌던' 친환경의 배신…"가족 위해 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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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희소성 등 이유로 친환경은 일반제품 대비 가격대 높아
소비자들 "뭘 믿어야 할지 장보기도 겁나"
문제 발견돼도 솜방망이 처벌…인증기관은 농피아가 장악

[케미포비아②]'더 비쌌던' 친환경의 배신…"가족 위해 샀는데" 계란(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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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더 비싸지만 가족들 위한다고 친환경으로 골라서 샀는데, 배신감에 화가 나더라구요".

살충제 계란 파문과 생리대 유해성 논란으로 화학 제품 및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일반 제품 대비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친환경 인증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28일 여성들 사이에서 유해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깨끗한 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은 지난 2013년 미국 유기농교역협회(OE)의 친환경 인증(오가닉공장인증, OE100)을 받은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릴리안은 유해성이 없는 100% 순면 커버를 사용했다는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왔던 만큼 살충제 계란에 이어 친환경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

OE100은 오가닉 코튼이 100% 함유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민간인증으로,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면만을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깨끗한 나라측은 사업보고서에서 "생리대 릴리안 '더 건강한 순수한면'이 친환경 컨셉"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무포름알데히드, 무형광물질, 무염소표백제, 무화학향료, 무색소로 5가지 유해성분이 없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고 부작용이 생겼다는 여성들 가운데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만 1만여건을 웃돌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생리 주기가 짧아지거나 혈색이 짙게 변하는 등의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미포비아②]'더 비쌌던' 친환경의 배신…"가족 위해 샀는데" '생리대 유해화학물질 규제하라' /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내 유통·식품 시장에 '에그포비아'를 확산시켰던 살충제 계란 역시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더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정부가 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장 가운데 친환경 농장은 31개에 달한다. 한 소비자는 "일반 계란에 비해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 친환경 인증 마크가 찍힌 계란을 사먹었는데 정말 믿을게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축산식품부로부터 넘겨받은 '친환경 인증 민간업체 부실인증 적발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62개 친환경인증 업체가 적발됐다.


2014년 친환경인증기관 74곳 중에 28(20.7%)곳이 부실인증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고, 2015년에는 69곳 가운데 20곳(13.8%), 지난해 66곳 가운데 9곳(5.94%) 등이 행정처분을 받았다. 올해는 64곳 가운데 5곳(3.2%)이 적발됐다. 해가 지날수록 적발업체가 대폭 줄었다. 하지만 이번에 살충제 초과 검출 판정을 받은 52개 농가 가운데 31곳이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정부가 부실인증 업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셈이다.


더욱이 이들 부실인증 업체들에 대한 처벌도 솜방방이에 그쳤다. 부실인증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은 '고의나 중대 과실로 인증심사재심사 처리 절차방법 등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정기준에 맞지 않는데 지정한 경우는 18건, 고의나 중대과실로 인증기준에 맞지 않는 식품을 인증한 경우 7건, 업무정지 명령을 위반해 정지기간 중 인증한 경우 1건,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은 경우(1건) 등이었다.


친환경인증을 해주기 위해 고의적으로 절차를 위반하거나 부적합 농가를 친환경 농가로 인증해주는 등 행정처분 원인 대부분이 인증업무를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 사유다. 하지만 행정처분은 업무정지 3개월이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업무정지 6개월(17건)이 뒤를 이었다. 지정취소는 10건에 불과했다.


살충제 계란을 생산한 농장에 친환경인증을 해준 민간 기관에 농산물품질관리원 퇴직자들이 대거 재취업해왔다는 사실도 확인돼 공분을 사고 있다. 김한정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관원 퇴직자 재취업 및 친환경 인증현황' 자료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31곳에 친환경 인증을 해준 인증기관 9곳에 농관원 퇴직자 4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인증기관 9곳 가운데 A협회는 전체 심사원 35명 중 24명이 농관원 퇴직자였으며, B환경은 14명 중 6명이 퇴직자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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