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전방위 압박 속
제휴·할인 서비스 잇따라 줄여
이통사 "멤버십은 원래 유동적
최근 통신비 논란과 무관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이달 들어 멤버십 혜택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통신비 인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지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다. 이통사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하는 멤버십 혜택이 줄어들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부터 T멤버십 혜택을 일부 축소 변경했다. 미용실 '준오헤어' 멤버십 혜택은 기존 'T멤버십 전 고객, 이용금액의 15% 할인'에서 'T멤버십 전 고객, 이용금액의 10% 할인'으로 변경했다. 패밀리레스토랑 VIP 할인 혜택은 기존 'T멤버십 VIP·골드고객 20% 할인, 실버·일반고객 10% 할인'에서 'VIP·골드고객 15% 할인, 실버·일반고객 5% 할인'으로 바꿨다.
KT도 구 멤버십의 준오헤어 혜택을 지난 1일부터 SK텔레콤과 비슷하게 조정했다. '상시 15% 할인'이던 것을 '상시 10%,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20% 할인'으로 바꿨다. 또 허그맘은 기존 '초기 상담 15% 할인, 치료 연결 시 5% 할인'에서 '초기 상담 15% 할인'만 제공하기로 했다. 외식업체 라그릴리아와 디퀸즈, 편의점 미니스톱의 경우는 오는 31일 자로 KT멤버십 제휴가 종료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7일부터 멤버십 포인트를 제시했을 때 받을 수 있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사이즈를 중간급인 톨(Tall)에서 가장 작은 숏(Short)으로 변경했다. 음료 사이즈 업 횟수는 주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CGV, 롯데시네마에서 격월 1회 무료 영화 예매가 가능하던 혜택도 현장 3000원 할인으로 축소 변경됐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월1일부터 올해 7월31일까지 이통3사가 변경한 멤버십 3건 중 2건은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컨슈머리서치는 "이통3사가 변경한 멤버십 혜택은 총 99건이었고 이 가운데 혜택 축소는 64건으로 전체의 64.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멤버십 혜택 축소 변경이 이어지자 특정 멤버십 혜택을 받으려고 특정 통신사에 가입한 고객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문자와 이메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멤버십 변경 내용을 고객들에게 알렸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내용을 몰랐다는 항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은 제휴사와의 계약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축소될 수도 있고 때로는 확대될 수도 있는 유동적인 특성이 있다"면서 "지난달 일부 신규 제휴업체가 추가되는 등 혜택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통신비 인하로 이통사들의 수익 악화가 전망되면서 한발 앞서 보수적 경영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이통사의 멤버십 혜택이 '단순 서비스' 개념을 넘어 통신사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될 정도인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간한 '2017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에서 "이동통신을 포함하여 통신서비스 전반이 실제 국민생활에서 필수적인 성격을 넘어서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통신사 마일리지 및 멤버십 포인트 등의 문제 제기가 있는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통신 분야 민원·분쟁·소송 등에서 이용자 권익을 실제로 적극 보장하는 구제 기준 및 사례 축적, 집단분쟁 조정이나 집단소송 마련 등 구제 절차 강화 등을 통해 이용자 권익 보장에 유의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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