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2026년 경제전망 발표
실수요자 불안 해소로 매수 심리 회복 유도
지방 미분양 특례 7억 상향·CR리츠 연장도
3기 신도시 등 공급계획은 '로드맵' 재확인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방안을 내놨다. 수도권에는 공급 중심의, 지방에선 수급관리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지방 미분양과 관련해선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 패키지 형태로 추진한다. 그간 미분양 대책이 건설사·시행사 유동성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처음으로 수분양자의 손실 불안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실수요자 불안 심리 완화할 '안전장치'…올해 하반기 첫 도입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추진되는 주택환매 보증제는 지방 주택을 분양받는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수분양자는 분양 계약 시 환매 보증 가입 여부를 선택하게 된다. 가입하면 주택 입지와 사업성 등을 고려해 분양가의 80~100% 수준에서 환매 가격이 미리 정해진다.
가입자는 입주 후 일정 기간(약 2~3년) 거주한 뒤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매입 리츠(REITs)에 환매를 신청할 수 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운용하는 회사다. 입주 전이라도 개인 사정 등으로 거주가 어려워지면 환매 신청이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싶지만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실수요자에게 안전망을 제공하려는 취지"라며 "거주 기간 등 세부 사항은 향후 전문가 검토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방 미분양 대책 중 실수요자를 직접 겨냥한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는 건설사나 시행사의 유동성 지원에 무게를 둬 왔다. 예컨대 '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을 분양가의 60% 수준으로 사들여 건설사에 자금을 공급하고, 준공 후 1년 내 건설사가 이를 다시 환매(되사기)하도록 한 방식이었다. 반면 주택환매 보증제는 주택 수요자에게 환매 권리를 준다. '나중에 집값 떨어지면 손해 보고도 못 파는 거 아니냐'는 불안을 덜어 실거주 수요를 유인하겠다는 미분양 사전 처방인 셈이다.
민간에서는 이미 유사한 환매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광주·전남, 대구, 부산 등 지방 미분양 단지를 중심으로 일정 기간 내 되팔 수 있는 환매권을 수분양자에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집값 하락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형 상품'이다. 정부는 이런 민간 사례를 참고하되, 리츠를 활용해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리츠가 개입하면 개별 건설사의 부도 리스크와 상관없이 환매가 보장되고 공적 보증 등을 연계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논의됐으며 대외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분양 세제 특례 6억→7억 상향은 '지원 사격'…2년간 효과는 미미
정부는 주택환매 보증제와 함께 '수요확충 3종 패키지'도 추진한다. 인구감소지역 주택 세제 특례, CR리츠 세제지원 연장, 준공후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 상향(6억→7억원) 등이다.
이 중 새로 추가된 내용은 준공후 미분양 특례 가액기준 상향이다. 1주택자가 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추가 취득할 때 1가구1주택 특례가 적용되는 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올렸다. 이 특례를 적용받으면 양도세 12억원 비과세, 종부세 기본공제 12억원 적용 등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기존 특례의 효과는 미미했다. 정부는 2024년 1월부터 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양(전용 85㎡·취득가액 6억원 이하) 취득 시 1가구1주택 특례를 적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준공후 미분양은 2만9166가구로 2012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구·경북 등 대부분이 지방에 있다. 각종 혜택을 줬는데도 줄기는커녕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추가 침체를 막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미분양 해소는 결국 시장 수급이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 미분양 문제에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셋값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세가 오르면 준공후 미분양이라도 사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도 "지방 미분양은 분양가가 비싸서 발생한 것"이라며 "기존 아파트값이 먼저 오르고 나서 미분양이 해소되는 순서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전문가 모두 "부산·울산·세종 등 산업기능이 있는 광역시 위주로 해소가 이뤄지고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며 지방 주택시장에서도 양극화 조짐이 불거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공급 촉진, 기존 대책 이행 일정 재확인
주택공급 부문은 대부분 기존 발표 내용의 이행 일정을 재확인한 수준이다.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 포함 5만가구 착공, 고덕강일·고양창릉 등 2만9000가구 분양은 지난해 발표한 수치 그대로다. 공공 도심복합사업 일몰 폐지, 용적률 완화 확대, 정비사업 간소화 등도 9·7 대책의 후속 이행 사항이다. 청년·1인 가구를 위한 모듈러 공공주택은 2030년까지 1만6000가구 이상 공급한다. 재원은 주택기금 1만5000가구에 국유기금 1000가구가 새로 추가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30년까지 135만가구는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고 올해 착공 5만가구도 쉬운 목표가 아니다"면서도 "그렇게 발표해도 시장 반응이 없었고 결국 10·15 대책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공급 시그널이 시장 안정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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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관심이 집중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의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간 연초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을 내놨었는데 이번에는 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관련 보도가 나오자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식의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도 연구용역과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다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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