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광복 72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태운 버스 운행이 시작되자 일본 주요 언론이 이를 일제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소녀상이 가진 의미는 뒤로 한 채 한국 내에서도 버스 운행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다며 '깎아내리기'에 열중했다.
NHK방송은 이날 소녀상 버스 운행 소식과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여기에 탑승해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평화의 소녀상을 볼 수 있고 일본군 위안부로 희생된 여성들을 추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NHK는 소녀상이 설치된 151번 버스 5대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과 남대문 일대와 주한 일본대사관을 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이같은 조치가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구체적인 출처는 알리지 않은 채 "(소녀상을) 대중교통에 설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거나 "지나친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비판이 한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은 NHK의 소녀상 버스에 대한 취재 요청에 "양국이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한국의) 행위는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아사히신문 등도 이날 서울시의 소녀상 버스 운행을 비중있게 다루며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들 신문은 박 시장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들이 납득할 수있는 새로운 (위안부)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점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와 동일한 입장에서 위안부 재협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소녀상 버스가 주한 일본대사관 근처를 지날 때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귀향'의 한 장면이 음성으로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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