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축산물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쇠고기 수입량은 19만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누적 수입량은 9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인 7만1000t 보다 25.5%나 급증했다.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9만4000t으로 지난해(9만6000t)보다 1.6% 감소하면서 미국산에 근소하게 앞섰다.
뒤를 이어 뉴질랜드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도 1만3000t 보다 23.7% 줄어든 1만t에 그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 속도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역대 처음으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호주산이 19만8000t을 기록했으며, 미국산은 16만9000t, 뉴질랜드 2만7000t 순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 보다 가격이 비싸 가격 경쟁력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쇠고기 평균 수입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kg당 5.86달러인데 미국산 수입단가는 6.38달러다.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평균 수입단가는 각각 5.58달러와 4.54달러로 미국산에 비해 저렴하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으면서도 수입이 증가한 이유로는 구제역 등으로 인한 국내 수급 감소와 함께 식습관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상반기 국내 한우 도축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35만8000두에 그쳤다. 한우 공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수입 쇠고기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시간이 지속 될수록 개선되고 있는 점 또한 수입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스테이크 전문점 등 서구식 외식 문화가 등장하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인식 개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지난달 미국 엘라배마주에서 광우병으로 알려진 '소해면상뇌증(BSE)'이 발견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주춤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검역당국은 엘라배마에서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도축장이나 가공장은 없어 전파 위험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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