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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버스'사진일 뿐인데…노르웨이 네티즌은 왜 줄줄이 격분했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0초

얼핏 보면 이슬람 옷 부르카처럼 보여…이슬람 이민자에 대한 욕설댓글 쇄도

'텅 빈 버스'사진일 뿐인데…노르웨이 네티즌은 왜 줄줄이 격분했나 부르카 입은 여성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텅 빈 버스 사진. 사진=영국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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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버스 내부를 찍은 사진 한 장이 노르웨이를 발칵 뒤집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며 노르웨이의 반(反)이민자 단체 '조국 우선주의(Fatherland First)' 페이스북에 게재된 사진을 소개했다.


비어 있는 버스 좌석을 찍은 이 사진은 언뜻 검은색 부르카(이슬람 여성들의 전통복식 중 하나로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를 입은 여성들이 버스 좌석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조국 우선주의 단체에 가입한 1만3000명 회원 중 일부가 해당 사진에 악성 댓글을 달면서 시작됐다. 회원들은 실제론 없는 '부르카 버스 승객'을 가리켜 "(부르카) 안에 폭탄이나 무기를 숨기고 있을까 무섭다",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른다", "이슬람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항상 저주를 받을 것", "이런 일이 2050년쯤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나가라" 등 비난 섞인 말을 썼다.


해당 사진을 올린 요한 슬라타비크는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며 장난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웹 트롤(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 속 괴물)'이라고 소개하는 슬라타비크는 "이민자에 대한 타당한 비판과 맹목적인 인종차별의 차이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초 이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은 비공개였지만 이를 팔로우하는 전 노르웨이 노동당 하원 의원 신드레 베위에르가 해당 사진과 댓글을 캡처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베위에르 전 의원이 올린 게시물은 1900번 이상 공유되며 빠르게 퍼졌다.


베위에르는 SNS를 통해 "(이 단체에) 증오와 가짜 뉴스가 이토록 만연하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빈 버스 좌석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편견이 지혜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르웨이 인종차별반대센터 대표는 "솔직히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며 "그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위험한 무슬림"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르웨이는 북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에서 부르카 혹은 니캅의 착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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