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현역 중에서도 반대의견 많아…安 고심 중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당 대표 출마에 무게를 둔 고심을 이어가면서 당내 파열음이 거세지고 있다. 주로 옛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구성 된 고문단은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결행 할 경우 '집단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며 격한 반발에 나섰다.
국민의당 소속인 이훈평 전 의원은 3일 전화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경우 동교동계와 당 고문단은 즉시 집단 탈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옛 동교동계 출신이다.
실제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및 구(舊) 민주계 원로들도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사건으로 두 차례나 사과해놓고 당권에 갑자기 도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동교동계 등 당 원로들은 대선 패배 이후 바른정당과의 통합론 등이 불거지자 탈당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 당 관계자는 "(동교동계는)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패권이 싫어 탈당했지만, 패권 논란이 잦아들고 새 정부가 호남인사를 중용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안 전 대표 측이)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당 고문단이 탈당하겠다고 난리다"라며 "전날 안 전 대표를 만나 이를 포함한 의견을 전달한 만큼, 다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는 현역 의원들의 움직임도 구체화 되고 있다. 실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은 황주홍 의원 등 일부 당내 인사들은 회동을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의원은 "당내에서도 상당수 의원이 안 전 대표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금명간 어떤 형식으로든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원도 익명을 전제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당내 의견수렴을 진행 해 온 안 전 대표 측은 빠르면 이날에도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막판 당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다시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전날 안 전대표와 초선의원들의 만찬 회동에서도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만류하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회동에 참석했던 한 초선의원은 "2일 오전에만 해도 (안 전 대표가) 출마 쪽에 기운 모습이었지만, 의견 수렴을 위해 여러 당내인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느낀 것 같다"며 "결단은 결국 본인의 몫"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