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만466대 판매, 18.2%↓
美 수요둔화·모델 노후화 영향
신차 출시로 부진 회복 기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기아차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판매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총 11만46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가 5만4063대로 27.9%나 줄었고 기아차는 5만6403대로 5.9% 감소했다. 7월 기준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는 올해는 주요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감소폭을 보였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투싼이 1만1257대가 팔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다른 차종들 대부분이 부진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투싼이 45.7% 증가한 반면 쏘나타는 48.4% 줄었고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28.9%, 싼타페 11.1% 각각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 2월 미국 판매를 개시한 니로가 6개월만에 1만5000대 고지에 올라선 것에 만족해야 했다. 니로는 지난달 2763대가 판매됐다. 포르테(국내명 K3)는 16.68% 증가했고 카덴자(K7)는 56.12% 늘었다. 반면 리오(국내명 프라이드)는 52.36%, 세도나(국내명 카니발) 66.05%, 옵티마(국내명 K5) 18.89%, 스포티지 12.03% 각각 줄었다.
이같은 판매 감소는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계속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델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자동차 판매는 7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41대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현대기아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중국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에서도 판매 부진이 이어져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7월 중국 판매는 사드 영향이 지속되며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7월 중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4만2000대, 기아차는 45% 줄어든 2만1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의 수요 둔화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신차 투입을 통해 상품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쏘나타 뉴라이즈와 2018년형 상품경쟁력 강화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고 기아차는 4분기에 스팅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의 자동차 산업수요는 상반기보다 더 낮은 2.7%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아 상품경쟁력 강화를 통해 인센티브와 재고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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