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향후 3년간 정규직 전환"
정용진 "신세계, 여성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유통 투톱,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건의
문 대통령 "기업 어려움 적극 해결" 화답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국내 유통업계 투톱은 지난 27~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간 간담회에서 한 목소리로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을 건의했다. 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유통업계의 고용 효과를 소개하는 한편, 향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서비스 산업을 키워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선 정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재계 만남 첫 날인 지난 27일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이 중요하다"면서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손경식 CJ 회장도 이날 "정부에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에 신 회장도 28일 간담회에 참석해 "서비스 유통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월등하다"면서 서비스 산업 육성대책을 적극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롯데가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왔다는 점을 소개한 뒤 "앞으로 3년간 롯데의 정규직 전환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롯데 인력의 40% 이상을 여성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는 향후 3년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통기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6.7명에 달하지만 제조업은 8.8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재화를 10억원어치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취업자 수와 다른 부분에서 간접적으로 고용되는 취업자 수를 합친 것이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두 배 이상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례로 복합쇼핑몰의 경우 1개 출점할 때마다 5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다. 대형마트는 개당 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복합쇼핑몰 출점 제한과 의무휴업 도입 등 골목상권 보호를 내세워 규제를 강화할 조짐이다. 이같은 규제가 문 대통령의 또 다른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역행한다는 점을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또 정 부회장은 "면세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완전히 없어졌다"며 "(사드 충격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이)전혀 완화할 기미가 없다"고 지적,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애로사항을 전했다. 그는 사드 여파와 관련해 "저희(신세계)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 없다"며 "경쟁사(롯데)는 높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유통 기업들의 정책 건의는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월마트 등 기라성 같은 기업과 경쟁해 생존할 정도로 우리 기업은 뛰어나다"면서 "저성장도 기업들이 신바람을 통해 돌파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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