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벽면에 홍보물·물놀이장 포토존·성범죄 예방 콘서트 등 휴가철 범죄 예방 안간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민영 기자]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는 여름에만 문을 여는 파출소가 있다. 공원 내 마련된 물놀이장과 캠핑장 등을 찾는 피서객이 하루 평균 8만명에 달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벼운 옷차림의 피서객을 노리는 몰래카메라 범죄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곳을 관할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몰카 범죄 예방을 위한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여름파출소 한쪽 벽 전체를 가로 2.4m, 세로 1.5m의 몰카 예방 홍보물로 꾸몄다. ‘몰래카메라, 신고가 예방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가 몰카범을 검거하는 모습을 그려 넣어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의미도 담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일선 경찰서들의 이색적인 범죄 예방 홍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범죄는 2014년 6623건, 2015년 7623건, 지난해 5185건 등 해마다 수천건씩 발생하고 있다. 안경, 시계, 단추, 펜 모양 몰카까지 나오는 등 몰카 범죄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이에 몰카 범죄는 예방과 신고가 우선이라는 인식 아래 경찰은 다양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안양천 물놀이장에 몰카 예방 포토존을 설치해 시민들이 몰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도 지난 24일 서울 지하철 잠실역 부근에서 리듬체조 전 국가대표 신수지씨와 함께 몰카 범죄 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홍보단은 경기지역 피서지를 돌며 성범죄 예방 콘서트를 열고 있다.
경찰은 집중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청은 다음 달 말일까지를 ‘피서철 성범죄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성범죄 근절에 나섰다. 전국 경찰관서 내에 79개 성범죄 전담팀을 구성했다.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 등을 관할하는 부산지방경찰청, 강원지방경찰청 등은 전파 탐지기나 렌즈 탐지기를 동원해 몰카 단속에 나서고 있다. 렌즈 탐지기는 적외선을 쏴 카메라 렌즈에서 반사되는 빛을 탐지하는 방식으로, 전원이 꺼진 카메라도 찾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 홍보와 단속에 전념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범죄를 당하거나 목격할 경우 반드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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