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노동개혁·대타협…결국 빈 손으로 떠나는 '최장수' 고용장관

시계아이콘01분 2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노동개혁·대타협…결국 빈 손으로 떠나는 '최장수' 고용장관
AD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장관인 제가 더 설득해내고 더 이해를 구하며 더 집요하게 추진했어야 했습니다. 부족한 부문과 아쉬운 부문은 모두 장관이었던 저의 책임입니다."

노동개혁에 매진해 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기 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수장관'이 나오기 힘든 고용부 역사상 최장 재임기록이다. 하지만 5대 노동개혁법안 중 근로기준법만이라도 통과시키려던 그의 노력은 탄핵정국 등과 맞물려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장관은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임금격차의 서러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안들이 크게 법ㆍ제도화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원청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근로자 간 격차가 너무나 크다"며 "9ㆍ15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을 만들었지만 실천 속도가 더디고 실천 과정의 갈등도 여전히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돌파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공직자로 손꼽힌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그를 택한 이유다. 2014년 7월16일 장관으로 친정에 복귀한 그는 2015년 9월15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이른바 양대지침을 강행하며 노동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는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 대화 중단으로 이어졌다.


고용부는 장수장관이 나오기 어려운 부처 중 하나다. 노사는 물론,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첨예하게 부딪히다보니, 이를 조율하며 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탄핵정국이 겹치며 노동개혁 입법까지 가로 막혔다. 정권 교체 후 양대지침은 폐기되기도 했다.


이날 이 장관은 후배 공직자들에게 "고통스러워도 세 개의 산을 넘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첫 번째는 산은 통상임금ㆍ최저임금ㆍ임금체계 등 임금을 둘러싼 갈등과 근로시간ㆍ근로계약관계와 관련된 불확실성"이라며 "최대한 빨리 근로기준법 등이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나친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산으로는 집단적 노사관계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ㆍ공기업 노사가 함께 자신들의 권익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2ㆍ3차 협력업체 근로자의 고용구조 개선, 근로조건 향상, 생명ㆍ안전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번째 산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근로계약관계는 물론 일하는 방식, 일하는 장소 등이 다양화되고 직장 이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지원하는 고용서비스와 사회 안전망 확충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일자리'라는 논밭이 타들어 갈 때 급한 대로 양수기로 물을 대어 줄 필요도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르지 않도록 수로를 구축해 주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개의 산을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넘는 것이 그 수로를 만드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행정고시 25회로 노동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평소 고용노동부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고용부 전체 직원에게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음료쿠폰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도 이임식에 앞서 고용부 건물을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가장 먼저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