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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대타협…결국 빈 손으로 떠나는 '최장수' 고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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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대타협…결국 빈 손으로 떠나는 '최장수' 고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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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장관인 제가 더 설득해내고 더 이해를 구하며 더 집요하게 추진했어야 했습니다. 부족한 부문과 아쉬운 부문은 모두 장관이었던 저의 책임입니다."

노동개혁에 매진해 온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기 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수장관'이 나오기 힘든 고용부 역사상 최장 재임기록이다. 하지만 5대 노동개혁법안 중 근로기준법만이라도 통과시키려던 그의 노력은 탄핵정국 등과 맞물려 결국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장관은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임금격차의 서러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안들이 크게 법ㆍ제도화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원청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 근로자 간 격차가 너무나 크다"며 "9ㆍ15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을 만들었지만 실천 속도가 더디고 실천 과정의 갈등도 여전히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돌파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공직자로 손꼽힌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그를 택한 이유다. 2014년 7월16일 장관으로 친정에 복귀한 그는 2015년 9월15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이른바 양대지침을 강행하며 노동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는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 대화 중단으로 이어졌다.


고용부는 장수장관이 나오기 어려운 부처 중 하나다. 노사는 물론,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첨예하게 부딪히다보니, 이를 조율하며 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탄핵정국이 겹치며 노동개혁 입법까지 가로 막혔다. 정권 교체 후 양대지침은 폐기되기도 했다.


이날 이 장관은 후배 공직자들에게 "고통스러워도 세 개의 산을 넘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첫 번째는 산은 통상임금ㆍ최저임금ㆍ임금체계 등 임금을 둘러싼 갈등과 근로시간ㆍ근로계약관계와 관련된 불확실성"이라며 "최대한 빨리 근로기준법 등이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나친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산으로는 집단적 노사관계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ㆍ공기업 노사가 함께 자신들의 권익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2ㆍ3차 협력업체 근로자의 고용구조 개선, 근로조건 향상, 생명ㆍ안전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번째 산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근로계약관계는 물론 일하는 방식, 일하는 장소 등이 다양화되고 직장 이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지원하는 고용서비스와 사회 안전망 확충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일자리'라는 논밭이 타들어 갈 때 급한 대로 양수기로 물을 대어 줄 필요도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르지 않도록 수로를 구축해 주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개의 산을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넘는 것이 그 수로를 만드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행정고시 25회로 노동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평소 고용노동부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고용부 전체 직원에게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음료쿠폰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도 이임식에 앞서 고용부 건물을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가장 먼저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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