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가상대결서 대등한 지지율 얻어…올해 초 민생투어 시작하며 대권 도전설 솔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로 나온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최근 미국에서 이 흥미로운 가상대결에 대한 설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퍼블릭폴리시폴링(Public Policy Polling)은 지난 18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마크 저커버그가 나온다면 트럼프와 저커버그 중 누구를 찍겠는가"라는 설문 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에서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똑같이 40%의 지지율을 얻었다.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은 20%였다. 저커버그가 현직 대통령과 맞붙어서도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대선 출마설은 올해 초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매년 새해를 맞아 중국어를 배우겠다거나 인공지능비서를 만들어보겠다는 등의 새해 결심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조금 결이 다른 결심을 올렸다.
저커버그는 1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도전 과제는 연말까지 미국 모든 주를 방문해 사람들과 만날 것"이라며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1월 17일부터 본격적인 민생 투어를 시작했다. 전미 50개주를 모두 방문하는 대장정이다.
경찰관, 군인을 만나고 오하이오의 농부들과 식사를 했다. 댈러스 오크 클리프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채소 텃밭 작업을 하거나 포드 자동차 공장의 조립라인을 시찰하기도 했다. 대선 주자들의 선거 운동 일정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물론 그는 사람들과 만날 때 어디까지나 페이스북의 CEO로써 행동한다. 대화의 주요소재도 '페이스북'에 한정된다. 페이스북의 어떤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며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까를 묻는 것이다.
그는 만나는 이들에게 "나는 진실을 찾는 임무를 맡았다"며 "(지난해 대선 때 불거진 페이스북 가짜뉴스 해프닝을 겪은 후) 내가 우리 나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 도전에 앞서 선거 참모를 영입하거나 회사 내부 규정을 손보는 듯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저커버그의 아내인 프리실라 챈이 설립한 자선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데이비드 플루프를 영입했다. 또한 최근 페이스북의 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는 "CEO가 공직에 진출하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실려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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