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전적으로 달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비난했다. 이 때부터 재협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때마다 온도차는 있었지만,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의지는 꾸준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정 개정 시도는 한미 FTA가 처음이 아니다. 취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고, 이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집중했다.
NAFTA 재협상이 굳어진 이후에는 한미 FTA로 타깃을 바꿨다. 방한 중이던 4월18일 펜스 부통령이 "한미 FTA를 개선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윌버 로스 상무장관(4월25일)과 트럼프 대통령(4월27일)이 잇따라 한미 FTA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한미FTA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 없이 발언해 양국의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FTA를 재협상하고 있다"고 깜짝 발언했다. 회담이 끝난 후에도 "협정(한미FTA)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며 "그다지 좋은 협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의 강도를 더 높였다. 또다시 FTA에 대해 '끔찍한 거래(horrible deal)'라고 지칭한 것. 한국과 협상을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의 시선 분산 차원이기도 하다. 프랑스로 향하는 기내 안에서 한 이 발언은 비보도를 전제로 했지만, 이례적으로 백악관은 이후 전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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