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딸 정유라 씨(21)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자 “딸과 인연을 끊어버리겠다”, “굳이 증언을 하겠다면 내가 먼저 (이야기)하고 난 다음 나중에 하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씨 측 관계자는 “최씨가 깜짝 놀란 정도가 아니라 기가 찬다고 한다. 최씨는 딸이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최씨의 변호를 맡는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는 아연실색,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씨의 이런 격노 배경에는 딸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세운 재판 전략이 엉망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모녀지간의 정을 끊겠다며 격노하고 있는 가운데 정씨의 아버지 정윤회 씨도 딸의 삼성 재판 출석을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TV조선은 귀국 후 아버지와 다시 연락을 재개해온 정씨는 아버지가 삼성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재판에 출석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 부회장 재판에 출석하기 한참 전부터 법정에 나설 뜻을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특검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씨가 증언을 하겠다는 뜻이 확고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씨가 특검에 직접 법원까지 이동할 교통편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증언을 한 결정적 배경에 대해 특검과 검찰 내부에서는 정씨가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게 향후 자신의 재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씨의 변호인단은 "특검이 정씨를 회유한 것으로 보인다. 증언 이후 정 씨와 전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정씨가 특검 측에만 연락하는 것 같다"며 정씨의 이 같은 돌발행동은 특검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정씨가 12일 오전 2시 6분께 집에서 나와 특검 관계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한 뒤 오전 7시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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