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부인 "내가 미쳤나 보다" 박채윤에게 금품 받은 사실 인정…남편한테 말 안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사진=아시아경제 DB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인 채모씨가 자신이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남편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채씨는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씨로부터 명절에 현금을 용돈처럼 받아 사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수석 변호인이 "현금을 받은 사실을 피고인에게 알렸나"라고 묻자, 채씨는 "말하면 화낼 것 같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채씨는 박씨로부터 딸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받은 500만원에 대해서도 안 전 수석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무료 미용시술은 박씨가 귀찮을 정도로 권유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집안 행사에 박씨가 성의를 표했다고 안 전 수석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하자 채씨는 "내가 미쳤던 것 같다"고 거듭 자책했다.

명품 가방과 관련해선 박씨가 이를 경비실에 맡긴 뒤 '출장을 가서 하나 샀으니 그냥 쓰시라'고 해서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씨는 특검 조사에서 '호의라고 생각했지 불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채씨는 피고인석에 앉은 남편에 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눈물을 보였다.

한편 안 전 수석은 현재 전립선 암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