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 370만달러 뇌물수수 유죄 판단해 9년6개월 실형
룰라, 항소 방침…내년 대선출마 빨간불
헤알화·증시 동반 상승하며 금융시장은 긍정 신호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9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권력형 부패수사를 전담하는 세르지우 모루 브라질 연방판사는 12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부패혐의를 적용해 이 같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브라질 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이 2009년 상파울루주 구아루자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 OAS로부터 370만달러(약 42억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연방검찰로부터 부패와 뇌물수수, 돈세탁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관련 재판이 추가로 진행되면 형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이번 판결의 상급심 진행은 최소 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대선출마를 통해 진보좌파의 재건을 노리던 룰라 전 대통령의 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브라질 정치권과 여론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2018년 대선에서 룰라를 제외하려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쿠데타 세력이 룰라 전 대통령의 역사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연립정권에 속한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 의원들은 판결을 존중한다며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실형 선고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테메르 대통령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금융시장은 룰라 전 대통령의 실형 선고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이날 1.4% 상승한 달러당 3.208헤알에 마감됐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도 1.57% 오른 6만4835.5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헤알화 가치와 보베스파지수는 모두 지난 5월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