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인 만난 김상조…"먼저 찾아뵙지 못해 죄송"(종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소기업·소상공인단체장들에게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죄의 말을 전했다. 4대 그룹보다 중소기업이 새 정부의 우선순위에 있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중소·소상공인 단체 회장 및 임원진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만나뵈어야 할 분들은 중소사업자와 관련 단체장들인데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며 "(취임)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모시게 되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4대 그룹 최고경영자들을 먼저 만난 것은 '우선순위' 때문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고 난 뒤에 (4대 그룹 간담회를) 했어야 하는데, 제가 아직 공직자로서 자세가 완전히 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4대 그룹 경영인들을 먼저 만났다고 해서 공정위의 우선순위가 재벌그룹에 있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공정위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향후 중소사업자들의 지위와 협상력을 제고, 대기업과 대등하게 거래단가와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사업자들이 윈-윈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시해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하고, 경제사회적 약자들이 대기업의 갑질로부터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의 의무 이행 책임도 일깨웠다. 그는 "하도급법을 위반해 제재를 받은 사업자의 약 79%가 중소사업자이며,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 등 위반 사업자의 상당수도 중소기업"이라며 "중소사업자들이 더 작은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를 하면서 정부에 무조건적 보호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단체들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한 윤리규범(Code of Conduct)을 제정해 보급하고, 법 위반 예방교육 실시는 물론 위반 회원사에 대한 자체 징계조치를 내리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나아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사업자단체 자체의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개선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