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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담배 못 피우는 예비역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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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담배 못 피우는 예비역이 되길 정치부 양낙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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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담배를 끊은지 보름째다. 군에서 배운 담배를 20년간 피웠고 그동안 10번도 넘는 금연선언을 했지만 실패를 반복했다. 그나마 이번이 가장 오래 담배를 피우지 않아 희망적이기는 하다. 군 복무를 마치고도 생계를 위해 국방부를 출입해야 필자로서는 담배로 이어지는 군과의 악연(?)을 이번 만큼은 끊겠다고 매일 다짐을 해본다.


많은 사람들은 만병의 근원이자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담배를 끊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한다. 하지만 담배는 수십년 전만해도 전 세계인을 사로잡는 기호품이었다.1500여 년 전 마야인들은 담배를 신이 내려준 선물로 추앙하며 제사와 질병 치료에 사용하기도 했다.

담배는 전쟁과도 인연이 깊다. 2차 대전 당시 병사들이 가장 사랑하는 위문품은 단연 담배였다. 심지어 전쟁에 나간 아버지와 전시 생산체제에 투입된 어머니들이 없는 사이 청소년들은 마음껏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2차 대전 중 미국의 담배 소비량이 전쟁 전보다 33%나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담배는 우리 군과도 인연이 길다. 무료로 장병들에게 군용담배를 나눠주던 시절도 있었다. 첫 군용담배는 지난 1949년 4월에 선보인 필터가 없는 '화랑'이다. 당시 담뱃값에는 노란색 바탕에 국방부마크가 인쇄됐다. 이후 담뱃갑에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영정(한산도), 신라 시대의 첨성대(은하수), 조선시대의 백자(백자) 등이 등장했다. 이후 솔과 88라이트가 탄생하면서 부대창설 기념품으로 보급되기도 했다. 담배가 보급품으로 지급된 이후 군대 내 흡연률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피우는 공짜(?) 담배 맛은 절대 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았다.

지금은 면세담배가 모두 사라졌다. 그렇다보니 군에서 담배를 배운 장병은 극소수다. 2015년 국방부가 조사한 장병 흡연율 조사에 따르면 흡연장병 중 군에서 담배를 배웠다는 병사는 2.4%에 불과하다. 이를 놓고 군에서는 담배값 인상이 주된 요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내년부터 병장기준 21만원가량 받던 병사의 월급이 40만원가량으로 인상된다. 보급이 끊긴 세숫비누, 칫솔 등 생활용품을 구입하느라 월급이 빠듯하던 장병들에게 그 만큼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 군에서 장담하던 담배값 인상효과도 무용지물이 될 판이다.


지난해 장병들이 구입한 담배로 걷는 세수만 한해 10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금연정책예산은 50억원에 불과하다. 가장 좋은 금연정책은 처음부터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군에서 담배를 배워 매번 금연에 실패하는 예비역들이 더 이상 배출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갑자기 담배 한 개비가 절실하게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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