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장사로 지난해 판매량 이미 돌파
3040 타깃 디자인 전략 먹혀
올 판매목표 10만대 거뜬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실적부진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발견한 한줄기 빛은 그랜저다. 그랜저는 신형 모델 IG 효과에 힘입어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판매량 6만대 벽을 넘어섰다. 7개월 연속 1만대 판매라는 신기록에 이어 올 판매 목표 10만대 돌파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구형 포함)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총 7만2666대가 판매됐다. 2016년 판매량인 6만8733대를 6개월 만에 돌파한 것이다. 7개월 연속 1만대 판매라는 신기록도 썼다.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출시 후 쾌속 질주하고 있다. 작년 12월 1만7247대를 시작으로 올해 1월 1만586대, 2월 1만913대, 3월 1만3358대, 4월 1만2549대, 5월 1만2595대, 6월 1만2665대로 매월 판매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1개 차종이 7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린 것은 쏘나타 YF(2009년 10월~2010년 4월) 이후 8년 만이다.
젊은 디자인을 입혀 '그랜저=아빠차'라는 공식을 깬 것이 주효했다. 연령별 구매 비중을 보면 30~40대 젊은층 구매 비율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지능형 안전 기술 '현대 스마트센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 기술을 통해 한층 나아진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첨단 안전ㆍ편의사양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가솔린 3.3 모델을 추가한 것에 이어 4월에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해 총 6종의 그랜저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신형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출시가 점쳐진다.
그랜저가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와 노조 파업 여파로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한때 31%까지 떨어졌으나 올 상반기 38%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같은 추세면 올 판매목표인 10만대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렷한 경쟁차도 없다. 그랜저가 올해 10만대를 달성할 경우 2011년 이후 6년 만에 10만대 클럽에 가입한 준대형 모델이 된다. 앞서 5세대 모델인 그랜저 HG가 2011년 10만7584대를 판매, 10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신형 그랜저는 해외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중동 지역에 소규모 물량을 3월부터 수출하기 시작해 5월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수출 물량은 900대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는 내수 대기 물량이 많아 지금은 내수 판매에 집중하고 있고 있다"며 "상품성이 검증된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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