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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가 부동산 과열 원인이라는 김현미…실제 거래량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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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가 부동산 과열 원인이라는 김현미…실제 거래량은 '미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주택자의 투기적 거래가 부동산시장 과열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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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말자. 숫자는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현장과 괴리된 통계는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운다.”

지난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토부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이날 김 장관의 취임사는 여느 취임식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일반적으로 취임사는 원론적인 내용을 위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장관은 취임사 첫 대목부터 부동산시장 과열 양상에 대한 ‘저격’에 나섰다.

“아직도 이번 과열 양상의 원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다르다”며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공개했다. 지난 5월 주택 소유별 거래량을 지난해 5월과 비교해 증감률을 표시한 자료였다.


자료에 따르면 무주택자의 경우 지난달 주택 구매 거래가 1년 전보다 6.0% 줄어든 반면 집을 다섯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의 주택 구매는 7.5% 늘어났다. 특히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경우 5주택 이상 소유자의 거래 증가율이 송파구 88.9%, 강동구 70.0%, 강남구 58.3%, 서초구 23.8%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김 장관은 주택 거래량 자체는 빼고 증감률만 밝혀 궁금증을 갖게 했다. 증감률의 경우 모수의 크기에 따라 수치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남 4구에서 5주택 이상 소유자의 주택 구매 거래량이 지난달 100건이었고 지난해 5월에는 50건이었다고 가정하면 1년 새 100%가 늘어난 것이지만 실제 거래량은 50건이 늘었을 뿐이다.


실제 국토부가 출입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로 배포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강남 4구에서 주택 구매 거래는 총 3904건이었는데 이 중 5주택 이상 소유자의 거래는 98건으로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무주택자가 2103건으로 53.9%를 차지했고 1주택 소유자가 1158건으로 29.7%에 달했다. 무주택자와 1주택 소유자가 전체 거래량의 83.5%를 점유한 것이다. 이 밖에 2주택 소유자가 351건(9.0%), 3주택 소유자가 133건(3.4%), 4주택 소유자가 61건(1.6%)을 기록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절대 건수 자체가 적다 보니 거래량이 조금만 늘어도 증가율이 껑충 뛰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집을 다섯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의 경우 더 비싼 집을 구매해 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유추할 수도 있겠지만 국토부는 주택 가격별로 수치를 따로 뽑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더군다나 이 통계치에는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여러 채를 보유하게 된 사람이나 임대사업자도 포함돼 있다. 신규 분양 물량은 제외하고 기존 주택시장만 반영됐다는 점도 시장을 전체적으로 판단하기 힘들게 만든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한국감정원이나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을 만나 보면 서울의 경우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며 “이번 수치는 세대별로 뽑은 것이 아니고 개인별로 뽑은 것이어서 세대별로 뽑아보면 다주택자 거래 비중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추정일 뿐 수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다주택자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문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유세를 올리거나 다주택자에게 중과세를 하는 것이지만 논란의 여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주장했지만 최종 공약에서는 빠졌다.


김 과장은 “국세청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불법 거래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와 국세청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으니 국세청이 다주택자의 주택 거래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거래 자체가 정상적이라면 제재할 근거가 없다. 김 과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조치 방안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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