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공동체' 강조…저커버그 "여전히 분열된 세계, 페이스북이 역할해야"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상을 더 가깝게(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공동체'와 '연대'를 강조하는 새로운 기업 미션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창업 시 세상의 '연결'에 방점을 뒀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SNS를 갈등 해결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통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저커버그 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페이스북 관리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커뮤니티 서밋'을 통해 향후 10년간 페이스북을 이끌 새 미션과 목표를 발표했다. 창업 후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보다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자(making the world more open and connected)'는 미션을 갖고 있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세계를 보다 개방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며 "우리가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그들을 돕기만 하면 세상은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그러나 페이스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분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세상을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창업 후 처음으로 미션을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저커버그 CEO가 친밀감과 유대감에 기반한 공동체 건설을 새 미션으로 제시한 것은 최근 페이스북이 겪은 여러 논란이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됐다. 당시 후보들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과 허위정보가 페이스북에 게시됐고 이 같은 정보는 온라인 '친구'들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때문에 SNS를 통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 확산이 갈등을 조장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여기에 살인과 테러, 총격사건 등 끔찍한 범죄 현장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되면서 페이스북이 가진 '연결성'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저커버그 CEO도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지난 15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테러 관련 게시물이나 인물을 사전에 파악해 페이스북이 범죄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여러 기술적 조치에 이은 새 미션 선포를 통해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발을 내디딘 셈이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억명의 의미 있는 커뮤니티 참가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전 세계의 커뮤니티 쇠퇴 현상을 되돌릴 수 있고 사회구조를 강화해 세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의미 있는 커뮤니티 참가자는 1억명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새 미션 아래 향후 5년간 이를 10억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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