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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문재인 대통령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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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중심 발전정책 폐기…탈핵 시대로"

[전문]문재인 대통령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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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며 탈핵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탈핵·탈원전 로드맵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해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원전 해체를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기념행사' 기념사에서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저는 이것이 우리의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 대통령 기념사 전문

2017년 6월 19일 0시,
대한민국은, 국내 최초의 고리원전 1호기를 영구 정지했습니다.


1977년 완공 이후 40년만입니다.
지난 세월동안 고리 1호기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했습니다.
가동 첫해인 1978년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9%를 감당했고,
이후 늘어난 원전으로 우리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전력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역사와 함께 기억될 것입니다.
1971년 착공을 시작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리 1호기가 가동되는 동안 많은 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청춘과 인생을 고리 1호기와 함께 기억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앞으로 고리 1호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분들이 땀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특히 현장에서 고리 1호기의 관리에
애써 오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입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입니다.


저는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가 국가 에너지정책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모아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은
낮은 가격과 효율성을 추구했습니다.
값싼 발전단가를 최고로 여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후순위였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고려도 경시되었습니다.
원전은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가 개발도상국가 시기에 선택한 에너지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꿀 때가 됐습니다.
국가의 경제수준이 달라졌고,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확고한 사회적 합의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가의 에너지정책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야 합니다.
방향은 분명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환경,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저는 이것이 우리의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확신합니다.


지난해 9월 경주 대지진은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진도 5.8, 1978년 기상청 관측 시작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었습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스물 세 분이 다쳤고
총 11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경주 지진의 여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엿새 전에도 진도 2.1의 여진이 발생했고,
지금까지 9개월째 총 622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면한 위험을 직시해야 합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는 너무나 치명적입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지진에 가장 잘 대비해온 나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고,
피해복구에 총 22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것이라고 합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 서구 선진 국가들은 빠르게 원전을 줄이면서
탈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핵 발전소를 늘려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밀집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국토면적당 원전 설비용량은 물론이고
단지별 밀집도, 반경 30Km 이내 인구수도 모두 세계 1위입니다.
특히 고리원전은 반경 30Km 안에
부산 248만 명, 울산 103만 명, 경남 29만 명 등
총 382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월성 원전도 130만 명으로 2위에 올라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30Km 안 인구는 17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보다 무려 22배가 넘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혹시라도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대선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드렸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굳은 약속입니다.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고 챙기겠습니다.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하여
위상을 높이고, 다양성과 대표성, 독립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원전 정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습니다.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습니다.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겠습니다.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습니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습니다.


지금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하여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습니다.


원전 안전기준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지금 탈원전을 시작하더라도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앞으로도 수십 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입니다.
그 때까지 우리 국민의 안전이 끝까지 완벽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지금 가동 중인 원전들의 내진 설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보강되었습니다.
그 보강이 충분한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습니다.


새 정부 원전 정책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원전 운영의 투명성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원전 운영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고,
심지어는 원자로 전원이 끊기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정부는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은폐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새 정부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되는 일이라면
국민께 투명하게 알리는 것을 원전 정책의 기본으로 삼겠습니다.


탈원전을 둘러싸고 전력수급과 전기료를 걱정하는
산업계의 우려가 있습니다.
막대한 폐쇄 비용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수만 년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후손들을 위해
지금 시작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저의 탈핵, 탈원전 정책은
핵발전소를 긴 세월에 걸쳐 서서히 줄여가는 것이어서
우리 사회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안심할 수 있는 탈핵 로드맵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미래에너지 시대를 열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을 비롯한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하여 에너지 산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세계는 에너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
파리 기후협정 등 국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석유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탈석유’를 선언하고
국부 펀드를 만들어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애플도 태양광 전기 판매를 시작했고
구글도 ‘구글 에너지’를 설립하고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지 오래입니다.


우리도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져서는 안됩니다.
원전과 함께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천연가스 발전설비 가동률을 늘려가겠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습니다.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 조치도
제 임기 내에 완료하겠습니다.
이미 지난 5월 15일 미세먼지 대책으로 30년 이상 운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일시 중단한 바 있습니다.
석탄화력 발전을 줄여가는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태양광, 해상풍력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도 효율적으로 바꾸겠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하여
산업부분에서의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습니다.
산업 경쟁력에 피해가 없도록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중소기업은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입니다.
원전 해체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원전 해체는 많은 시간과 비용과
첨단 과학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작업입니다.
탈 원전의 흐름 속에 세계 각국에서
원전해체 수요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미국 등 선진국의 80% 수준이며,
원전해체에 필요한 상용화기술 58개 중에 41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서두르겠습니다.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 지역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고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원전 해체 산업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유지해야 합니다.
원전과 석탄화력을 줄여가면서
이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를 제 때에 값싸게 생산해야 합니다.


국가 에너지정책의 대전환,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정부와 민간, 산업계와 과학기술계가 함께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에너지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탈원전, 탈석탄 로드맵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가야 할 길입니다.
건강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 시대로 가겠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19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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