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1개월만에 한국과 중국 재무장관의 양자면담이 성사됐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2017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 첫 양자면담을 가졌다.
한중 재무장관이 양자면담을 가진 것은 11개월만이다. 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해 7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장과 만남을 가진 것이 마지막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로 양국간 골이 깊어지면서다. 샤오제 재정부장이 지난해 11월 취임했지만, 지난 7개월간 유일호 전 부총리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유 전 부총리와 샤오제 재정부장의 양자회담을 추진했으나 무산됐으며,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서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샤오제 재정부장이 불참했다.
하지만 이번 AIIB 연차총회에서 성사된 양국 재무장관의 면담은 예정됐던 30분을 넘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제뿐만 아니라 여러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기재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양국 재무장관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의 견고한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역내 발전을 위한 AIIB의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역내 주요 창립회원국으로서 AIIB를 통한 상호 협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AIIB 연차총회에 참석한 이란·호주·라오스의 수석대표와도 각각 면담을 가졌다.
알리 타예브냐 이란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김 부총리는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로 다변화하고 있는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했다. 향후 AIIB 내 양자협력을 통해 아시아 경제발전에 공헌하고, AIIB가 투자하는 이란 사업에 한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이란 장관의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마이클 맥코맥 호주 재무부 내 중소기업 특임장관과의 만남에서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의 순조로운 이행을 높이 평가하고, 새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과 창업 활성화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총회 개막 전날 솜디 두앙디 라오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면담하고 한국·라오스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솜디 부총리는 라오스 국책사업에 대한 EDCF 지원과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 지원 등 그간 한국 정부의 협력에 사의를 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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