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차이용선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노조는 고용보장 요구에 대한 더블스타 측의 뚜렷한 대안제시가 나올 경우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 중인 차이용선 더블스타 회장은 지난 14일 산업은행을 통해 금호타이어 노조측에 면담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더블스타는 고용보장 요구와 관련해 노조측과 만나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에서 면담을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산업은행으로부터 최근 받았다"면서 "다만 만남의 구체적인 시점과 안건은 고용보장에 대한 산업은행의 확답을 받은 이후에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만남이 성사될 경우 고용보장 요구에 대한 뚜렷한 대안제시가 나올 것으로 노조측은 예상하고 있다.
노조는 당초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외국 자본에 매각할 경우 기술먹튀로 인한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노조가 작성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그룹과 금호타이어의 부채가 많다는 점에서 원주인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경우 회사가 자체 회생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중국법인의 경영상황이 심각한 상태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중국법인의 회생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현 경영진이 중국 사업 문제를 타개할 대안이 전혀 없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타이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인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더블스타로 인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상표권 사용과 관련한 박삼구 회장의 최종 입장은 오는 19일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회장측은 이날로 예정됐던 상표권 허용 답변 시한을 오는 19일로 미뤄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금호산업은 "회사 이사 8명 가운데 2명이 해외 출장으로 이사회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사회는 요건을 충족하는 가장 빠른 날인 19일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측 상표권 사용 요건에 대해 지난 9일 박 회장 측이 수정제안을 들고 나오자 이날까지 입장을 정리해 회신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 측 상황을 인정해 19일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상표권 사용 요건과 관련해 더블스타는 5년 확정 사용 후 15년 선택적 사용, 연결 매출액의 0.2%사용 요율, 일방적 해지 가능 조건을 내놨지만, 박 회장은 20년 사용, 연결 매출액의 0.5% 사용 요율, 해지 불가 등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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