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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토요벼룩시장 매주 토요일 열릴 때마다 50여만원 기부금 쌓여 지난 한해 총 1700여만원.... 전국 최장수 아나바다, 작년말 기준 누적개최횟수 856회, 참여인원만 44만3000여명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10일 서초구 반포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초토요벼룩시장.


75개의 작은 천막들이 양쪽으로 쭉 들어서 작은 시장이 됐다. 개장시간인 10시 30분이 채 되기도 전에 새 것 같은 물건들이 놓자마자 팔려 새 주인을 찾아간다.

이 날 참여한 이들은 130개팀 360여명. 입소문으로 서울시내 곳곳에서 온 천여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다.


# “미국 살다 왔는데요. 플리마켓이 한국도 이렇게 정착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강가는 길에 왔다가 이번에 두 번째라는 오선희(47)씨는 상문고 동아리 학생들이 파는 말린 꽃 엽서를 모두 7200원에 샀다. 그녀는 "조금 깎을 생각을 했는데 학생들이 전액 아프리카 아이들 기부한다고 해서 백 원도 깎을 수가 없었다"며 덧붙여 말했다.

시중가 7만원 선그라스 단돈 5000원 서초토요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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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팔고 기부해 빈 손으로 가고 싶습니다.”


방배동 소재 유명 액세서리 멀티샵인 모 기업은 전액기부코너에 참여했다. 시중가 7만원이 넘는 가죽가방에서부터 선글라스, 머리핀, 액세서리, 인형, 아동신발 등 15종이 넘는 새 상품들이 단돈 1000원에서 비싸봐야 5000원이다.


너무 싸게 팔아 판매수익금이 100만원 채 못 되지만 오히려 플러스 알파를 더해 100만원을 구에 기부했다. 그러면서도 알리려한 게 아니니 회사명은 꼭 밝히지 말아달라며 신신당부했다. 이 기업은 다음주 벼룩시장에도 참여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또 할머니부터 손주까지 총출동한 3대 가족, 아이들에게 천원의 가치를 알게 해줬다는 오씨네 가게, 아들부터 며느리, 손주까지 신었던 신발을 몽땅 모아온 할아버지, 판매수익금으로 급식비 못내는 학생들 돕는 학부모회와장애인 특수학교를 돕는 서래마을 프랑스인, 중고 명품 옷 사러 충무로에서 핸디카 끌고 온 멋쟁이 할머니, 신도림에서 아이 장난감 사가는 실속파 부부, 아이 한복을 사는 외국인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오고 갔다.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서초토요벼룩시장은 작년말 기준 누적개최횟수가 856회, 참여인원만 해도 44만3000여명. 전국 최장수 아나바다로 기록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구민들에게 더 가깝고, 순수한 자원재활용과 나눔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4개 권역별로 찾아가며 열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매월 첫째 주에는 서초권역 용허리공원, 둘째 주에는 반포권역 반포종합운동장, 셋째 주에는 방배권역 방배동 복개도로, 넷째 주에는 양재·내곡권역 서초문화예술공원에서 장이 선다.


서초구는 벼룩시장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개최일 3주전부터 신청을 받는다. 어렵사리 참여 기회가 온 사람들은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다양한 사연이 담긴 물건을 판다. 임신중에 딸인 줄 오해하고 구매했던 여자아이 옷, 살 빼서 입어야지 했는데 다이어트 실패해 갖고 나온 옷 등 물건마다 담겨진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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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들은 수익금 일부를 자율적으로 기부한다. 한 번 열릴 때마다 50여만원의 기부금이 쌓인다. 이는 구의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에 보태어진다. 지난 한 해동안 쌓인 기부금만 해도 1700여만원이다.


다음 벼룩시장은 방배권역으로 17일, 방배동 복개도로에서 열린다.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다녀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북적거리고 활기찬 시장이 서초구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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