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중학교 때부터 작가를 꿈꿨던 김하나(33)씨는 2008년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줄곧 취업준비생의 마음으로 살았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의인재동반사업(2012)’과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2015)’에 차례로 선정되며 한발 한발 꿈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2017년 4월 17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드라마 ‘애타는 로맨스(5월 30일 종영)’가 전파를 탔다. 지난 30일에는 ‘2017 창의인재 양성사업 발대식’ 무대에 올라 성공이야기를 교육생들에게 전달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드라마 종방연 자리에도 참석했다.
김 작가는 “막 첫 발을 뗀 신인작가일 뿐, 아직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불과 재작년만 해도 다른 창작자들처럼 지망생 자격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내 이름을 건 첫 작품을 잘 마무리해 영광이다. 이를 발판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애타는 로맨스’는 미국 워너브라더스가 투자한 최초의 한국 드라마다. 온라인을 통해 먼저 공개된 후 케이블채널 OCN에서 방영됐다. 시청률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선 공개 영상은 600만 뷰를 넘겼다. 일본 등 해외에도 드라마 팬이 많아 DVD로도 출시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드라마에 대한 주변 반응은 꽤 만족스럽다.
정부의 지원 사업을 통해 성장한 김 작가는 현실적인 부분인 ‘경제적 지원’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그는 “두 사업 모두 창작자들에게 월급의 형태(창의인재), 또는 상금의 형태(우수 크리에이터)로 지원을 해준 것은 큰 장점이다. 또한 전문가들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사업 지원기간이 1년이 채 안 된다는 점은 아쉽다.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기간이 정해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저것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새 정부의 문화지원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현재는 소속사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불안하고. 막막할 때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믿는다. 그는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정말 자기 자신을 믿고 가다보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기회가 오더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즐기면서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색깔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