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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3만개 사라진 구멍가게…"죽지 않고 편의점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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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구성력, 충성 고객층 갖춘 대형업체가 흡수
'사회 문제'→'어쩔 수 없는 현상' 인식 변화
위치 좋은 곳 선제적으로 찾아가 전환 권유도


10년 간 3만개 사라진 구멍가게…"죽지 않고 편의점 될 뿐"   이제 슈퍼마켓도 더이상 예전의 그 슈퍼마켓이 아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마트 에브리데이, GS슈퍼마켓, 롯데슈퍼, 진정한 동네 슈퍼마켓(이미경 작가가 그린 서울 신촌 '대지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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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편의점이 폭증하면서 구멍가게가 10여년 만에 3만개가량 문을 닫았다. 주택가의 구멍가게들이 상품 구성력, 두터운 충성 고객층 등을 갖춘 편의점으로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기타 음ㆍ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체(구멍가게) 수는 2006년 9만6922개에서 2014년 6만9570개로 8년 만에 28.2%(2만7352개) 급감했다. 매년 한 차례도 빠짐없이 감소해온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현재 전체 구멍가게 규모는 더욱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간 3만개 사라진 구멍가게…"죽지 않고 편의점 될 뿐"


체인화 편의점은 2006년 9847개에서 점점 늘어나 2014년 2만6874개로 173%(1만7027개) 뛰었다. 같은 기간 대형 마트 점포 수도 440개에서 634개로 확대됐다.

근래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형 마트와 달리 편의점의 출점 러시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엔 편의점 '빅3'(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만 3만141개에 이르렀다. 올해도 CU 1100개, GS25 1000개, 세븐일레븐 800개 등 편의점 신규 출점이 기다린다.


신규 출점 예상치에는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 부분도 포함돼 있다. 손님이 들지 않아 문을 닫는 구멍가게 중 상당수는 편의점으로 탈바꿈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멍가게 감소와 편의점 증가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이는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전환되는 수요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그 이유는 유명 브랜드 또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구성력 측면에서 편의점이 구멍가게보다 월등히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업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한층 긍정적으로 바뀐 점도 구멍가게의 변신에 일조하고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구멍가게를 밀어내고 골목 상권을 장악한다'는 비판이 많이 수그러든 것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국내에 들어온 지 30년 가까이 흐르면서 더 이상 이질적인 업태가 아닌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 됐다"며 "큰 부침 없이 안정적인 업황에 창업 수요도 신규, 전환(구멍가게→편의점) 가리지 않고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구멍가게가 거의 사라졌다"면서 "유통업 발전, 고객 눈높이 상향 등 속에서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바뀌면 연 평균 30% 정도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다고 편의점업계는 추산했다. 편의점업체들은 전환을 망설이는 구멍가게 경영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장점을 설명하며 영업에 나서기도 한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물품에 먼지가 쌓이거나 카드 사용이 안 되는 등 경쟁력을 상실한 구멍가게들이 아직도 꽤 있다"며 "영업팀이 그런 구멍가게에 찾아가 주인에게 '편의점으로 업태를 바꾸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동네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을 여전히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 만덕동에 사는 김진형(30ㆍ남)씨는 "물론 물건이 다양하고 멤버십 혜택도 받을 수 있는 편의점이 편리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구멍가게가 떠밀리듯 다 사라져 간다니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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