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잠정) 1359.7조…은행 증가세 대폭 둔화
비은행 풍선효과 지속…"2금융권 리스크 관리로 풍선효과 줄어들 것"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국내 가계의 빚이 1분기 17조원 증가하면서 1359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영향으로 은행권의 가계빚 증가세는 대폭 줄었다. 비은행은 은행권의 수요가 이전되는 '풍선효과'로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의 증가폭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잠정)이 135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 나타내는 통계로,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은 작년 말 1342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신용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1분기 증가폭은 17조1000억원(1.3%)로 전분기말 46조1000억원(3.6%)의 절반에 못 미쳤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증가폭은 136조원(11.1%) 늘어 지난해 1분기 이후 11%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가계대출 잔액은 128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6조8000억원(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은 작년 4분기(41조2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작년 4분기 13조5000억원 늘어났던 예금은행의 대출액은 올해 1분기 1조1000억원 늘어난 61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데다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의 영향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은행 역시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둔화됐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말 29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13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분양시장 호황에 따른 주택금융 모기지론 판매가 늘면서 1분기 8조4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증가폭은 전분기(14조2000억원)보다는 늘었지만, 전년동기(7조4000억원)보단 줄어든 것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73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3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신전문기관의 증가규모가 줄었고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도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전기대비는 물론 전년동기대비로도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3월 중순 이후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증가세 이전효과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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