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전경진 기자]'개혁 보수의 길'을 선택한 바른정당이 대선 이후에도 온라인 당원 가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바른정당에 따르면 소속의원 집단탈당 직후였던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가입한 당원의 수가 8733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온라인으로 가입한 당원 숫자 130명의 약7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선 투표일 다음날인 10일에 778명이 새로 가입한 것이다. 대선 투표 당일인 9일 330명이 가입한 것에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정권교체를 위해 유승민 바른정당의 후보를 찍지 못한 지지자들이 당원 가입으로 바른정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신규 당원은 "투표날엔 '박근혜 심판'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문재인 후보를 찍었지만 유승민 후보와 바른정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대선일 바로 다음날인 10일에 후원금과 함께 당원 가입을 신청을 바로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입당원서와 함께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는 온라인 당원 가입 증가에 고무적인 표정이다. 온라인 가입이 통상적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당원 증가로 젊은층의 지지를 불씨 삼아 개혁보수의 선명성을 더 키워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다.
한 당 관계자는 "실제 투표일 다음날 갑자기 당원 가입이 급증했다. 이는 유 후보가 약속대로 대선을 완주했음에도 찍어주지 못해 미안하단 감정과 함께 새로운 보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대선때 6.8%로 득표율은 낮았지만 온라인 당원 가입은 주로 청년층이 많이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을 통해 바른정당이 청년층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6일 연찬회를 통해 발표한 '설악 결의문'도 이 같은 젊은층의 지지가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다. 바른정당은 대선 패배이후 당의 진로를 정하기 위해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연찬회를 개최하고 자강론과 새 지도부 구성 등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 결의문에는 '바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주신 소중한 희망의 불시를 살려 국민을 위한 생활·정책정당, 국민과 교감하는 소통정당, 청년의 미래를 책임지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 관계자는 "당내에선 (당원 가입 증가에) 고무적인 수준을 넘어 '이제 진짜 시작이다' '새롭게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원내 교섭도 확보했고, 당원 가입과 당비, 후원금도 꾸준히 들어오면서 흔들리는 의원들은 이제 없다. 그런 분위기가 설악결의문에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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