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성평등 육아휴직 공약 분석
‘#나는_페미니스트입니다’
2015년 트위터를 휩쓸었던 해시태그 운동이 2년 뒤 대선 후보들의 구호로 쓰일 줄 누가 알았을까. 유력 대선 후보들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성평등 공약을 내걸고 여성들의 표심 끌어 모으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확실히 페미니즘이 주요 정치 이슈로 부각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저출산과 저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은 물론 일상에서의 여성 혐오와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차기 대통령의 페미니즘 감수성과 정책 실현의지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에 주요 대선 후보들의 페미니즘 공약을 총정리하고 그 현실성을 구석구석 파헤치기 위해 ‘프로불편러’ 페미니스트 기자 3명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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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가 아직도 여성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남성이 있다면 당장 조선시대로 보내버리라는 게 요즘 분위기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아버지 양육참여 실태 및 역량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초등생 부모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한 아버지는 10~20% 정도에 불과했다.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이 양육에 참가하는 시간을 보면 주중 2시간 미만, 주말에는 2시간 이상~4시간 미만이 가장 많았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저조한 이유로 아버지들은 보통 ‘눈치 보인다, 휴직은 곧 퇴사다’고 말한다. 당장의 인력 공백을 꺼려하는 기업에서 육아휴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육아의 짐을 여성에게 지우는 가부장적 성역할 관념이 더해지면 고스란히 여성의 ‘독박육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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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남성의 육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공약들이 눈에 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슈퍼우먼 방지법’은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현행 5일에서 30일로 확대하고 남성의 육아휴직 3개월 의무 할당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가장 진보적으로 평가받는다. 심 후보는 또 한부모 가정의 보육 지원이나 양육비 이행 강제조항 강화를 공약으로 냈는데 싱글맘·싱글파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섬세함이 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 역시 남성의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14일(유급 10일, 무급 4일)로 확대하고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바로 그것이다.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는 엄마의 산전휴가나 육아휴직 후 연속으로 아빠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6개월까지 휴직급여를 2배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문 후보는 또 공공기관과 대기업부터 남성 육아휴직 의무사용제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 30일 보장과 성평등 육아휴직제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확대한다는 공약을 담았다.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나 성평등 육아휴직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육아휴직 뒤 90일 해고 금지와 근로 감독 확대에 그쳐 원론적 차원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율을 높여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러나 금전적 지원만으로 성평등 육아휴직 문화를 정착시키기엔 부족하지 않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임신·출산·육아 맞춤형 지원’이라는 금전적 지원 외에 남성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홍 후보는 지난달 18일 YTN PLUS ‘대선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며 “하늘이 정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자가 하는 걸(설거지나 빨래 등) 남자에게 시키면 안 된다”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남성 육아휴직제를 도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용률은 5.6%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후보들의 공약이 현장에서 실효성이 있으려면 다른 정책이나 캠페인과 같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사내 눈치법처럼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분위기상 쓸 수 있을까 의심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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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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