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육아휴직 급여와 가정양육수당 공약 분석
‘#나는_페미니스트입니다’
2015년 트위터를 휩쓸었던 해시태그 운동이 2년 뒤 대선 후보들의 구호로 쓰일 줄 누가 알았을까. 유력 대선 후보들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성평등 공약을 내걸고 여성들의 표심 끌어 모으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확실히 페미니즘이 주요 정치 이슈로 부각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저출산과 저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은 물론 일상에서의 여성 혐오와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차기 대통령의 페미니즘 감수성과 정책 실현의지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에 주요 대선 후보들의 페미니즘 공약을 총정리하고 그 현실성을 구석구석 파헤치기 위해 ‘프로불편러’ 페미니스트 기자 3명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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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일.가정양립 지원 정책 평가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국(OECD) 통계 기준으로 2015년 우리나라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은 29.0%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소득 감소가 무려 70%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는 OECD 23개국 가운데 16번째 정도 수준이다.
그에 따라 육아휴직 급여에 대해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남성 육아휴직도 활성화돼 성평등 육아휴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현실적으로 남성들이 가장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실되는 수입이 적어질수록 남성들도 육아휴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요 대선후보들의 공약도 이러한 여론에 응답하는 추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득대체율을 첫 3개월은 80%, 9개월은 50%까지 확대하겠다며 3개월 간 육아휴직 급여상한액을 2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고용보험 미가입 여성에게 3개월간 월 50만원의 출산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을 배려한 참신한 공약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첫 3개월 급여는 소득대체율 100%, 4~9개월은 60%로 인상하는 것이 목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150만원으로 확대하고 수당은 통상임금의 60%(현재 40%)로 인상,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12개월에서 16개월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육아휴직 3년법’을 내놨다. 민간 기업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공무원처럼 최장 3년간 보장하는 제도다. 또 육아휴직 금여 상한을 200만원으로 확대하고 수당은 통상임금의 60%까지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200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육아휴직 3년법’에 대해 “기간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오히려 여성들에게 짐이 될 수 있다”며 “지금도 법적으로는 남녀 각각 1년씩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은 세계적으로 선진적이다. 조직문화를 고려했을 때 사기업까지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와 홍 후보의 경우 가정양육수당을 현행보다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공약도 걸었다.
가정양육수당은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는 대신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양육수당을 늘리면 양육자가 노동시장에 나가는 대신 가정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여성단체에서는 대체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 사무처장은 “여성단체연합은 가정양육수당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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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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