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 이앤엠(CJ E&M)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지난해 10월26일 '혼술남녀' 종방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된 故 이한빛 피디 동생의 글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씨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과도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었던 이한빛 피디는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 씨 동생 주장에 따르면 '혼술남녀' 제작팀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첫 방송 직전 계약직 다수를 정리해고 했고, 이로 인해 촬영 기간이 짧아지면서 70분짜리 드라마 2편을 1주일 동안 생방송 하다시피 찍어 고인을 고된 노동 환경으로 내몰았다.
이 씨는 또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며 제작진의 인격모독 역시 형이 극단적인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직전, 회사 선임은 부모님을 찾아와서, 이한빛 PD의 근무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를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주장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글의 말미에서 “한류 열풍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수출액에서 드라마는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면서“찬란한 영광 속에, 다수의 비정규직 그리고 정규직을 향한 착취가 용인되며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등 26개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는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1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대책위는 故 이한빛 씨가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과도한 모욕과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으며, (대책위가) 이 씨의 메신저와 통화 내역을 근거로 조사한 결과 55일 동안 그가 쉰 날은 이틀에 볼과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혼술남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라고 했지만, 제작환경은 혹독한 정글이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 그리고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곳이었다. 이 PD는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렵게 일했고 주변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폭언을 당하면서 꿋꿋하게 버텼다. 심지 굳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CJ E&M 측은 이 씨의 사망에 대해 "이 PD는 조연출 중 신입 PD 그룹으로서 4명이 2명 2교대로 근무했다. 타 프로그램 대비 근무 강도가 특별히 높은 편이 아니었다"며 고된 노동 환경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반박했다.
이어 "이는 이 PD의 성격, 근무태만의 문제이고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이나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디지털뉴스본부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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