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매년 철마다 와서 매몰하고 보상하고, 이런 반복되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우리 현재 모습을 드러내 놓고 국민 공감대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때가 됐다. 동물복지까지 염두에 둔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건강한 닭을 조금 더 비싸게 사먹을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그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사육된 조금은 싼 닭을 그냥 계속 먹을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건강한 닭을 먹고 동물복지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가려면 필연적으로 비용상승, 가격상승이라는 것이 수반된다. 따라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론해 보자. 건강한 닭을 키울 경우 비용이 더 들지만,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근본적 해결책이 된다면 이렇게 갔으면 한다. 지역별로 시범단지를 조성해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2월7일 경기도청 2월 월례조회에서)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가축들이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건강하게 사육되는 '가축행복농장 인증제'를 이르면 오는 7월 도입한다.
도는 '경기도 가축행복농장 인증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최근 공포돼 오는 7월1일부터 가축행복농장 인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조례는 과도한 밀집 사육과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을 개선해 닭과 소, 돼지가 사육 중 행복을 느끼고,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도는 조례에 따라 제대로 된 축사 환기시설을 갖추고 축종별ㆍ성장단계별 사료를 급여하는 동시에 적절한 사육밀도 유지 및 철저한 위생 관리를 하는 농장을 심사해 '가축행복농장'으로 인증한다.
또 가축행복농장에서 생산된 각종 축산물에 대해서는 '가축행복 축산물'로 인증해주기로 했다.
도는 가축행복농장에 대해서는 축사시설 개선 및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경영 컨설팅과 홍보활동 지원 혜택을 준다. 대신 가축행복농장은 가축들의 충분한 운동과 휴식, 수면을 보장해야 한다. 또 운송 시 설비 기준을 갖춘 차량을 통해 동물들이 부상 또는 충격을 받지 않도록 이용수칙도 준수해야 한다. 특히 도축 과정의 고통과 공포 최소화에도 노력해야 한다.
도는 가축행복농장 인증의 핵심인 사육밀도 등 구체적인 기준은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별도 규칙으로 정하기로 했다.
도는 사육밀도 기준안 마련되면 도내 31개 시ㆍ군을 통해 각 농장으로부터 인증 신청을 받은 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인증 농장을 선발한다. 도는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첫 가축행복농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축행복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좀 더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어 농가에는 수익을, 도민들에게는 건강을 보장해 줄 것"이라며 "가축행복농장 인증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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