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헤리티지 역전패 악몽 탈출 출사표, 최경주와 김민휘 가세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반드시 우승 기회를 다시 만들겠다."
강성훈(30)에게는 다 잡았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을 날린 아쉬움이 컸다. 지난 3일 끝난 셸휴스턴오픈에서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주춤해 2위로 밀렸고, 2017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 마지막 티켓까지 러셀 헨리(미국)에게 상납했다. 지난주 마스터스를 관전하면서 실전 샷 감각을 연마하는데 더욱 공을 들인 이유다.
13일 밤(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하버타운골프장(파71ㆍ7099야드)에서 개막하는 RBC헤리티지(총상금 650만 달러)는 특히 헨리가 2승 사냥에 나선 무대다. 고대했던 '설욕전'인 셈이다. 마스터스 직후 월드스타들이 일제히 휴식에 들어갔다는 점이 반갑다. 16위 티럴 해턴(잉글랜드)이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무주공산이다.
강성훈이 바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아마추어신분으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롯데스카이힐오픈을 제패해 파란을 일으켰고, 2010년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신고해 이름값을 했다. 2010년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곧바로 PGA투어에 입성해 국내 팬들의 기대치 역시 남달랐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해 웹닷컴(2부)투어로 밀렸다.
2013년부터 웹닷컴투어에서 절치부심했던 3년은 다행히 전투력을 강화하는 시간이 됐다. 2013년 10월에는 CJ인비테이셔널과 한국오픈에서 2연승을 쓸어 담아 단숨에 '국내 상금왕'에 등극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는 PGA투어에 복귀해 시드 확보는 물론 9월 '플레이오프(PO)'에서 딱 100명만 나가는 2차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 진출해 가능성을 과시했다.
셸휴스턴오픈에서는 첫날 7언더파에 이어 둘째날 9언더파 데일리베스트를 작성하며 무려 6타 차 선두를 질주해 파란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3, 4라운드 이틀 동안 1타를 더 줄이는데 그친 뒷심 부족이 패인이 됐다. "일찌감치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해 시드 걱정을 털어냈다"며 마음을 다 잡고 있다. 한국은 최경주(47ㆍSK텔레콤)와 김민휘(25)가 뒤를 받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펜딩챔프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와 2014년 챔프 매트 쿠차(미국), 마스터스 첫날 깜짝선두에 나섰던 찰리 호프만(미국) 등을 우승후보 목록에 올렸다. 이 대회에서만 통산 5승을 수확한 데이비드 러브3세(미국)의 29번째 등판이 장외화제다. 1987년을 비롯해 1991년과 1992년, 1998년, 2003년 우승했다. 타이틀방어에 나선 마스터스에서 '컷 오프'의 수모를 당한 대니 윌릿(잉글랜드)의 등장이 재미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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