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와 연장혈투 끝 22년 만의 첫 메이저 우승, 매킬로이 공동 7위, 스피스 '12번홀 더블보기 악몽'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무려 22년 만에 '메이저 무관'의 설움에서 벗어났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끝난 2017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1100만 달러) 최종일 3언더파를 보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동타(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뒤 18번홀(파4)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기어코 우승버디를 솎아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0승째, 우승상금은 198만 달러(22억5000만원)다.
1996년 디오픈에서 메이저 데뷔전을 치른 뒤 74번째, 1999년 프로 전향 이후로는 71번째 등판이다. "메이저 우승이 없는 월드스타"라는 꼬리표를 20년 넘게 달고 다녔던 셈이다. 가르시아가 바로 19세의 어린 나이에 PGA투어에 입성해 곧바로 바이런넬슨클래식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우승을 다퉜고, PGA챔피언십 준우승을 더하는 등 '우즈 대항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다.
2000년 특급이벤트 '빅혼의 결투'에서 우즈에게 1홀 차 승리를 거둬 주가를 높였고, 2001년에는 마스터카드와 뷰익클래식에서 2승을 쓸어 담아 유럽의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유독 메이저에서는 악연이 되풀이 됐다. 2007년 디오픈에서는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일 18번홀 보기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의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내주는 등 결정적인 순간 퍼팅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이듬해인 2008년 PGA챔피언십 역시 최종 4라운드 마지막 3개 홀에서 2타를 까먹어 또 다시 해링턴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2014년 디오픈 공동 2위 등 준우승만 4차례, '톱 10' 진입은 22차례나 된다. 이날은 다행히 디오픈부터 이번 마스터스까지 메이저대회 67회 연속 출전이라는 일관성이 결실을 맺었다. 가르시아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와 함께 주먹으로 그린을 두드리며 기쁨을 만끽한 이유다.
공동선두로 출발해 이글 1개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1타 차로 뒤지던 15번홀(파5)의 '2온 1퍼트' 이글이 하이라이트다. 로즈는 버디로 응수하는데 성공했지만 16번홀(파3) 버디와 17번홀(파4) 보기를 맞바꾼 뒤 연장 첫번째 홀에서 티 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가까스로 '3온'에 성공해 결국 2위에서 입맛을 다셨다. 찰 슈워젤(남아공)이 3위(6언더파 282타)를 차지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은 공동 7위(3언더파 285타)에서 막을 내렸다. 현지에서는 공동 4위에서 역전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의 '12번홀 악몽'이 장외화제가 됐다. 지난해 쿼드러플보기를 범해 마스터스 역사상 최악의 역전패를 당한 12번홀(파3)에서 티 샷이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공동 11위(1언더파 287타)로 밀렸다. 안병훈(26ㆍCJ대한통운)은 공동 33위(5오버파 293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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