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_002|L|01_$}보험업계가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보험사들은 IFRS17 신회계 기준 도입에 따른 감독회계 강화로 지급여력(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 확충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ㆍ후순위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3년 8440억원 보다 77.72%가 늘어난 것이다.
보험사들은 고금리 시대를 맞아 상대적으로 발행이 쉬운 후순위채를 선호하고 있다.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보다 발행이 쉽지만, 잔존만기가 5년 이내일 경우 매년 자본인정비율이 20%씩 차감돼 해마다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신종자본증권은 초기 배당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후순위채 보다 발행금리가 높지만 만기 시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되는 장점이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주식 중간 성격을 띠는 증권이다. 채권처럼 일정금리를 지불하지만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발행자의 재량으로 연기할 수 있는 등의 특성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게 특징이다. 더구나 30년 만기지만 5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있어 실질적으로는 5년물로 볼 수 있다. 투자 부담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한화생명은 생보업계 최초로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있다. 발행금리는 연 4.8% 수준으로 부동산 임대 수익률에 맞먹는 고수익이다. 벌써 연기금과 기관들이 달려들고 있다. 최소 5%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연기금으로서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해외투자 시 발생하는 환헤지 비용도 없어서 운용수익률이 낮은 요즘 보기 드문 투자 건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계열사인 한화증권이 이미 500억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 6~7개 증권사와 총액인수 약정을 맺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와 일부 은행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증권사와 은행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일반 고객들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은 후순위채 3000억원 발행에 나선다. NH농협생명은 지난달 말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A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발행으로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약 13%포인트 높아진 200% 수준이 될 전망이다. 대표주관사 선정과 금융감독원 신고 등을 거쳐 올 2분기 중에 공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DGB생명은 지난 1월 4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한데 이어 600억원 규모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KDB생명도 5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각각 2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들은 한화생명이 업계 최초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분위기를 파악하고 시장에 접근할 것"이라며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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