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 이어 또다른 주력 신규매장 백화점 동대구점서도
"향후 달라질 수 있다"지만 모멘텀 꺾이지 않을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신세계그룹 주요 유통매장들이 영화관 입점을 놓고 CJ CGV 대신 메가박스로 갈아타고 있다. 신세계는 메가박스의 경쟁력이 CGV 못지않게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았지만 CJ와의 치열한 경쟁 관계를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많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 신세계의 초대형 매장들에 여지없이 메가박스가 들어서면서 '기존 파트너 CGV와는 갈라섰다'는 설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센텀시티점, 의정부점에 CGV를 입점시켜 고객 편의 제고, 집객 등을 노렸다. CGV와 계약을 맺은 뒤 동시에 개점하는 식이었다.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더라도 CGV는 항상 신세계백화점의 지근거리에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타임스퀘어), 인천점(인천버스터미널), 광주점(광주버스터미널)과 인근 CGV 지점은 사실상 동일 상권으로 묶였다.
당연히 지난해 9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함께 개점할 영화관도 CGV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세계는 돌연 메가박스와 계약했다. 석 달 뒤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메가박스 동대구점이 영업을 시작하자 '신세계-CGV' 결별설은 더욱 굳어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두 매장 개점 전 영화관 입찰 과정에서 메가박스가 내건 조건이 우리와 가장 잘 맞아 계약하게 됐다"며 "과거에는 GGV가 브랜드 인지도, 평판, 고객 혜택 등 모든 측면에서 독보적이었는데 요즘은 메가박스도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파트너를 바꿔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개점 준비 당시 집객이나 수익 측면에서 더 나아 보이는 업체를 골랐고, 향후 함께할 영화관 브랜드는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메가박스가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스타필드 하남 등 워낙 큰 계약에서 승기를 잡아 앞으로도 신세계 매장 내 입점의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그룹 명운이 달린 매장들에서 메가박스와 계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업계에선 당분간 신세계 매장에 계속 메가박스가 들어선다는 게 기정사실화한 분위기"고 전했다.
신세계는 하남에 더해 올해 하반기 고양 삼송을 시작으로 안성, 인천 청라 등 2020년까지 스타필드 매장을 총 4개로 확장한다. 신규 스타필드 지점에는 하남과 마찬가지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등 신세계 주력 매장들과 함께 메가박스가 입점할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가박스는 4~6관의 중형관뿐 아니라 상권이 매우 좋은 지역에 들어서는 신세계 백화점에 10관 이상의 대형관도 지속적으로 입점하고 있다"며 "특히 신세계와의 협업에 따라 무서운 속도의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신세계, CGV, 메가박스 모두 삼성과 관련 있다. 일각에선 가정간편식(HMR)이나 헬스앤뷰티(H&B) 등 사업에서 신세계와 CJ 간 경쟁이 가열,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중앙일보 계열 제이콘텐트리가 어부지리격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올해 1월 기준 메가박스의 전국 상영관 수는 94개다. 아직 CGV(139개), 롯데시네마(124개) 등 '빅2'와 차이가 많이 나는 3등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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