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STOO 오효진 기자]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 지망생, 신인 배우 및 가수들이 쏟아지는 요즘. 오디션프로를 시작으로 단역, 조연, 주조연에 이르기까지 단 몇 년 새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준 스타가 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시청률 고공 행진을 찍으며 ‘흥행요정’이란 별칭을 갖게 된 이 배우는 아직 배우라는 수식어가 낯설기만 하다는 수줍은 고백을 하기도 했다. 착하고 성실한 브라운관 속 이미지만큼 60분 내내 자신 이야기를 거침없고 진솔하게 털어놓은 이 배우는 라이징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배우 김민석이다.
배우 김민석은 2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며 배우로서 앞으로 그려가고 싶은 지향성을 비롯해 가족, 지인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날 김민석은 자신이 호연을 펼친 이성규 캐릭터에 대해 “성규라는 캐릭터가 하연(신린아)이를 납치해서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작품에 들어갔다. 초반 성규가 드러나는 부분이 적은 편인데, 만약 등장신이 많았다면 부담스러워서 못했을 것이다. 성규는 박정우(지성)를 살인범으로 몬 뒤 계속 숨기고 감추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 척 감방에서 생활하는 신이 늘었다면 심적으로 내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고 소회했다.
실제로 김민석은 박정우에 대한 죄책감과 비밀을 앉고 있다는 부담스러움 탓에 살까지 빠졌다고. “‘피고인’ 대본 자체가 굉장히 우울하기 때문에 저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서 3~4키로 정도 빠졌다. 피죽도 못 먹은 아이처럼 작품이 우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살이 계속 빠졌다”
이렇게 이성규란 역에 혼연일체 됐던 김민석인 만큼 황망한 죽음으로 시청자에 마지막 인사를 고한 장면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 않았을까. “3~4부 찍을 때쯤 이성규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저희 감독님이 제가 죽는 걸 너무 싫어해서 리허설 할 때 ‘하연이 한 번만 보여달라’는 장면에서 ‘슬퍼서 못 찍겠다’며 우셨다. 감독님도 너무 많이 이입하셔서 죽은 성규 얼굴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 부분에서 가렸다고 하셨다”
그는 “끝까지 안 나온 것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성규는 어쨌건 큰 죄를 저질렀던 사람이고 정황상 따지고 봐도 가족도, 형제도 없는데 다시 감방에 들어가는 것도, 박정우 박하연 부녀와 즐거운 모습으로 엔딩을 장식하는 것도 다 신파적이라 생각했다. 뭐를 상상하더라도 성규의 마무리는 이상했을 것”이라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하연이 잘 챙겨줬지만 사회적 입장에서 보면 성규는 유괴범이다. 사실 성규가 산다고 해도 가족도 형제도 없는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죽음으로 마무리하면 슬프지만 맞았다고 생각했다. 이성규가 허무하게 죽은 것에 대한 것은 시청자가 감정 이입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지 저희가 끝나기 5~10분 전에 반전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성규의 죽음도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석은 ‘피고인’ 전 드라마 ‘태양의 후예’, ‘닥터스’ 등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작품에서 활약하며 ‘흥행요정’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하지만 김민석 역시 인기를 얻으며 배우와 유명인이란 타이틀 사이에서 남몰래 고통을 겪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민석은 “‘태양의 후예’ 전과 후로 따지면 저는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실제 성격은 굉장히 즉흥적인 편이기 때문에 좋을 때 좋고 싫을 때 싫은 분명한 성격이다. 그런데 ‘태양의후예’ 이후 예능에 출연하면서 친근하고 소박하면서 열심히 사는 청년으로만 비춰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대중 관심 속에 정해진 이미지로 살아가는 건 너무 부담스러워서 제 본연의 모습대로 살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주변 사람들은 솔직한 게 내 매력이라 했는데 편집 된 방송을 보면 나쁜 말도 못하고 겸손하게만 비춰진 것 같다. 실제로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 (편집된 방송을 본 뒤)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 이제 배우 생활을 시작한지 5~6년 정도가 됐다. 그런데 1~2년 사이에 갑자기 이름이 알려지면서 나 스스로 해결책과 방향성을 찾아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뷰 내내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던 김민석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관련된 일화를 털어 놓으며 배우가 아닌 인간 김민석이 가진 따뜻함을 물씬 드러냈다.
김민석은 “(‘태양의후예’, ‘닥터스’, ‘피고인’ 등을 연달아 흥행 시키면서)변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이 굉장히 서운하다. 제가 어렸을 때 가난했던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 조금이라도 좋은 것을 누리게 되면 ‘변했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때 굉장히 속상하다. 나는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홀로 나를 키워준 할머니가 항상 싼 것만 고집하는 게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김민석은 여러 작품을 흥행한 이후 할머니에게 카드를 선물했지만 그조차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울컥했던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할머니를 보러 내려갈 때마다 힘들 때 못 먹고, 못 입던 것들을 다 해주려 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한사코 이를 만류하시는 편이다. 얼마 전 할머니가 ‘나 이제 소녀처럼 살거다’고 하시고는 내 카드로 18000원을 사용하셨다. 촬영 들어가기 전 그 카드 사용 내역 문자를 받았는데 순간 나는 좋은 곳, 좋은 음식 등 많은 것을 누리는데 우리 할머니가 생각하는 큰 금액이 이정인가 라는 생각에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감정신 촬영 전 있던 일인데 정말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석은 “제 배우로서 신념은 사회적 무리만 일으키지 말자다. 연예뉴스에는 떠도 사회뉴스에는 나오지 말자다”고 덧붙이며 1~2년 사이 갑자기 나타난 라이징 스타 김민석이 아닌 진짜 배우 김민석이 보여줄 앞으로 모습에 기대를 모았다.
STOO 오효진 기자
사진=STOO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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