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안팎 보안·경계조치 강화
SK·롯데 조사내용 반영할듯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둔 검찰이 신문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과 뇌물을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 받는 SK와 롯데에 대한 조사 내용도 박 전 대통령 신문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동시에 청사 안팎 보안 태세 구축에 만전을 기하며 돌발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질문지를 검토하며 구체적인 문안 등을 다듬고 있다. 질문지는 100쪽을 넘는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일부 대기업 총수들과의 뇌물수수 혐의,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 비선의료 혐의 등 모두 13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배경을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뇌물 등 주요 혐의에 관해 순차로 신문할 방침이다.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모두 뇌물 혐의에 초점을 맞춰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이후 최태원 SK 회장과 핵심 임원들, 롯데면세점 장선욱 사장 등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SK 등이 면세점 사업권과 총수 사면 등의 이슈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수사기간 제약으로 포기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뇌물 혐의와 관련해 특검이 수사하지 못한 부분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서둘러 이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 신문에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팎에는 최고 수위의 보안ㆍ경계 조치가 내려진다.
수사 관련자가 아니면 출입이 제한되고 박 전 대통령 사건과 무관한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일정은 대부분 재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박근혜 조사청'으로 일시 변모하는 셈이다.
취재진 또한 미리 신원 확인이 끝난 선에서 제한적으로 드나들 수 있다. 검찰은 청사 주변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하는 행위도 차단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ㆍ노태우ㆍ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네 번째로 검찰에 불려가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신문은 한웅재 형사8부장, 이원석 특수1부장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청사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조사 장소로 거론된다. 검찰은 가급적 한 차례로 소환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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